포스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지분 전량 인수방침

총 인수가격 높여 고득점 전략…롯데도 전량 인수 검토 나서
당국 "자체자금 절반 넘어야"
포스코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보유한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68.1% 전량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지분을 모두 매입할 경우 '주당 인수가격'이 다소 낮더라도 '총 인수가격'이 커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유력한 경쟁자인 롯데그룹도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인수금액뿐만 아니라 이 중 얼마를 자기돈으로 조달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따져볼 방침이다. ◆인수지분도 변수

지난 15일 이뤄진 예비입찰에서 포스코와 롯데는 입찰에서 당락을 가르는 최대 변수가 될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가격 전략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3만6000원 선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주가를 기준으로 프리미엄을 제외한 50% 지분 인수금액은 1조7500억원이다. 캠코가 보유한 지분 68.1% 전체를 인수하려면 2조4000억원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한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최소 30%,최대 50%를 예상하고 있다.

가격 못지 않은 변수는 인수 희망 지분이다. 포스코가 '50%+1주'가 아닌 '매각 대상 지분 전량'을 인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은 캠코의 잔여지분 매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2006년 캠코의 대우건설 매각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인수가격 못지 않게 전체 인수금액에 영향을 미치는 인수 지분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캠코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72.1% 전량을 주당 2만7270원,총 6조672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시해 인수 참여업체 중 유일하게 인수가격 부문에서 만점을 받았다. 당시 두산이 제시한 주당 인수가격은 3만3010원으로 금호보다 높았으나 50%+1주만 인수하겠다고 제시해 2위로 밀렸다.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는 캠코 입장에서는 주당 매각가격 못지 않게 전체 매각대금 규모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금액 절반은 자체 자금으로또 다른 변수는 인수대금에서 자기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올해 구조조정기업 M&A의 바로미터가 된다"며 "무리한 인수로 '승자의 저주'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자금조달 계획을 유심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익을 보장하는 풋백옵션을 제시하는 것은 감점 요인이며,자기자금 비중도 절반은 넘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2006년 금호가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에는 총 인수금액 6조6720억원 중 자기자금은 3분의 1인 2조4279억원이었다. 인수대금의 절반이 넘는 3조5000억원은 연 9% 수익률을 보장한 풋백옵션을 제시해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끌어들였다. 반면 두산은 인수금액 5조6000억원 중 70%가 넘는 3조9087억원을 자기자금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2006년 대우건설 매각과정에서 풋백옵션을 체결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채권단을 통한 개선책 마련을 언급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19일 본회의를 열고 예비입찰 결과를 보고받았다. 공자위는 본입찰 자격기준에 따른 참가업체를 선정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와 롯데 두 곳 모두 자금조달에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는 곳이 공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심기/장창민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