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인플레 우려 커진 中·印 긴축 움직임에 시선집중


뉴욕 주식시장은 해외 변수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주 나올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중국,인도 등 이머징 국가들의 긴축 움직임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주 인도 중앙은행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자 뉴욕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이머징 국가들이 차례로 긴축에 나서면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게다가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세계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끌어 온 유동성 장세가 끝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될 수밖에 없어 단기적으로 주식 매도세를 촉발시킬 수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의 긴축은 자원 수요 감소로 이어져 상품주들의 하락세를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그리스 재정 위기 수습방안도 여전히 변수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오는 25~26일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어 그리스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대 관심은 독일의 입장이다. 독일은 EU 차원의 공동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다급한 상황을 고려해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양자 차원의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버린 리스크(국가 부도위험)가 다시 부각돼 시장이 다소 출렁일 수 있다. 또 최근 약세를 보인 유로화 가치가 더욱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그리스는 EU가 분명한 지원안을 내놓지 않으면 국제통화기금(IMF)에 도움을 청하겠다고 밝히는 등 EU의 지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 하지만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는 전염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주가에 충분히 방영된 만큼 어떤 결과가 나와도 큰 충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의 최대 관심사는 의료보험 개혁 하원 표결 결과에 따른 정치 · 경제적 파장이다. 일각에서는 의료보험 개혁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켜 고용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P500 기업 14개사가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25일 실적을 공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과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실적은 경기 회복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톰슨로이터는 기업들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6%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밖에 주택판매,내구재 주문,소비자신뢰지수 등을 통해서도 미국 경제의 회복 강도를 파악해볼 수 있다. 이번 주 예정된 연설에서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와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미약한 경제 회복세를 감안한 저금리 기조의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