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은행株, 1분기 실적이 주가 이끈다"

최근 시장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인 은행주들이 1분기 호전된 실적을 앞세워 주가 상승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2일 은행들의 1분기 대손비용 감소 추세가 돋보인다고 진단했다. 1∼2월 들어 은행들의 연체율 상승 폭이 둔화됐고, 지난해 4분기 금호 그룹 사례와 같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우리·외환·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들의 경우 하이닉스 주식 매각이익 5420억원 덕에 실적 개선 폭이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분석대상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37% 늘어난 2조8000억원을 기록,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2조2000억원을 크게 웃돌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이 나오는 다음달 말까지는 은행주가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1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은행의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고, 은행주는 실적 정상화라는 모멘텀(계기)을 갖고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전재곤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경험적으로 경기선행지수 하락 국면에서 한국 은행업종이 시장대비 강세를 보였고, 특히 실적 회복 국면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실적이 강하게 회복될 전망인 올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은행업종 주가 강세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후 우리금융 민영화 진행에 따른 은행산업 구도 개편이 주가 상승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오는 23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방한도 주가 상승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무디스가 국가 또는 은행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은행주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순매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해외에서의 한국 경제·금융시스템에 대한 시각 변화는 앞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 확대에 적지않은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분기 실적에 초점을 맞출 경우 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에 따른 손실 반영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정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경기민감 업종의 기업 신용위험평가로 인한 은행 건전성 이슈가 이번주부터 은행주에 반영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이 기업 신용위험평가를 실적에 반영한 결과 2분기부터 손실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