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복귀 걱정되고 떨려"

우즈, 성추문 후 첫 인터뷰
가족·동료·어린이에게 사과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4월8~11일)에서 투어에 복귀하는 타이거 우즈(35 · 미국)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되고 긴장된다고 털어놓았다.

우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집 근처 골프장에서 성추문이 세상에 알려진 후 처음으로 스포츠전문채널 ESPN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우즈가 지난해 말 터진 섹스스캔들 이후 공식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그동안 거짓된 삶을 살았고 아내와 가족을 포함해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다. 친구와 동료,대중,나를 우러러봤던 어린이들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삶을 살았다. 그것이 내가 사과해야 하는 이유이고 내 행동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성추문 사실을 털어놓았을 때 아내 엘린이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질문에는 "충격과 상처를 받았고 노여움을 나타냈다"고 답했다. 그는 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내와 어머니에게 그 얘기를 하는 것은 고통이었다. 더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며 그동안 겪었던 어려움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병원에서 성중독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즈는 어떤 치료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라보고 싶지 않은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면서 "내가 그렇게 나쁜 상황인지 몰라 좀 더 일찍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후회했다. 우즈는 2006년 타계한 아버지를 회상하며 "아버지도 지금 내 모습에 실망하고 계실 것"이라며 "이 어려움을 헤치고 나가도록 지도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그리워했다. 우즈는 새로운 출발에 대한 설렘과 기대도 나타냈다. 최근 코치 행크 해니와 함께 연습을 시작한 우즈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힘을 얻었다. 골프에 복귀해 동료를 만날 것을 생각하니 설렌다"며 "조금이나마 응원의 박수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CBS도 우즈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우즈 측에서 '인터뷰 시간 5분 제한' 조건을 내걸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ESPN과의 인터뷰는 약 13분간 진행됐으나 우즈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우즈와 ESPN의 인터뷰 시간이 미국PGA투어 트랜지션스챔피언십 마무리 시점과 겹친 탓에 짐 퓨릭의 우승은 빛이 바래기도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