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억1000원으로 치솟은 헌'무소유'경매가 급기야 취소사태

한 네티즌이 '꼭 읽고 싶어하는 이가 가졌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온라인 경매사이트에 올린 법정스님의 대표저서 '무소유'헌책 경매가 일부 참여자의 터무니없는 가격 제시 등 '장난입찰'로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로미오제인이라는 이름을 쓰는 네티즌은 자신이 지난 18일 최초가 1,000원을 시작으로 온라인 경매사이트 옥션에서 판매에 나선 '무소유'헌책 경매에서 가격이 무려 21억1000만원으로 치솟아 오르자 22일 밤 7시 전격적으로 경매 취소를 결정했다. 이에 맞춰 옥션도 같은 시간 이 경매 페이지를 삭제했다.

옥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의 경매 가격이 제시돼 판매자와 협의 끝에 이번 경매를 더이상 진행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무소유 판매자가 재경매를 원할 경우 다시 경매를 진행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로미오제인은 이에 앞서 지난 18일 무소유 경매에 나서며 "이 책을 읽어줄 다른 분이 가졌으면 한다"고 밝히고 "판매 금액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단체에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소유 경매는 경매가 시작되자 만원대 가격제시 등 정상적인 입찰이 이뤄지다가 이에 대한 얘기가 인터넷에서 알려진 22일엔 억원대 단위로 치솟아 올라 취소되기 직전엔 21억1000만원의 응찰가가 나오기도 했다.

옥션측은 이날 억원대 단위의 응찰가를 제시한 이들이 실제 무소유를 사들일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경매를 중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옥션관계자는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낙찰을 받은 뒤 실제 구매를 하지 않는 입찰자에 대해선 불공정 입찰자로 보고 경고 및 이용정지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무소유 경매가 21억원을 넘어선 직후 옥션 경매사이트엔 터무니없는 가격입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김시은 기자 show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