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LED 대가' 나카무라 교수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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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제품개발 기술 컨설팅LED(발광다이오드)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나카무라 슈지 미국 샌타바버라대 교수(재료물성학 · 56)가 서울반도체의 기술자문을 맡는다.
서울반도체는 최근 이정훈 사장이 나카무라 교수를 기술자문으로 영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나카무라 교수는 샌타바버라대 교수를 겸직하면서 앞으로 5년간 서울반도체의 LED 및 형광체,패키지 등 제품 개발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담당한다. '일본의 에디슨'으로 불리는 나카무라 교수는 LED 기술장벽을 깨뜨린 사람이다. 1960년대 미국 GE가 맨 처음 개발한 LED는 1990년대 초반까지는 '미래형 소재'에 불과했다. 브라운관이나 LCD,PDP에 비해 수백 배 이상의 밝기를 낼 수 있지만 3원색 가운데 적색과 녹색을 표현할 수 있었을 뿐 청색 LED 개발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당연히 LED로 표현할 수 있는 색의 종류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LED 업계의 해묵은 숙제를 푼 게 나카무라 교수.그는 일본 중소기업인 니치아화학에 몸담고 있던 1993년 세계 최초로 청색 LED 개발에 성공,LED로 표현할 수 있는 색을 1600만여 가지로 늘렸다. 청색 LED 개발을 기반으로 1997년엔 반도체와 TV의 광원으로 쓸 수 있는 백색 LED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나카무라 교수는 2004년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 공학부문 메달을 받았고 같은 해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기술혁신에 기여한 6명에게 수여하는 '이노베이션상'을 수상했다. 2006년엔 기술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핀란드의 '밀레니엄 기술상'을 받았다.
나카무라 교수 영입엔 이 사장의 역할이 컸다. 이 사장은 2005년부터 차세대 LED 기술을 샌타바버라대와 공동으로 개발하면서 나카무라 교수와 친분을 쌓았다. 나카무라 교수는 2006년 판란드에서 열린 '밀레니엄 기술상' 시상식에 이 사장 부부를 초청했을 정도다. 이상민 서울반도체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LED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사장이 자문역할을 제안했고 이에 나카무라 교수가 흔쾌히 응했다"고 전했다. 현재 매출 기준 세계 4위인 서울반도체는 특허만 5000개 이상을 보유 중이다. 이 부사장은 "나카무라 교수를 통해 백색 LED와 패키지 등 기존 제품의 기술력을 높이는 동시에 3~4년 이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무극(Non-Polar) LED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극 LED는 기존 LED에 비해 밝기가 30~40% 좋은 차세대 제품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