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인도에 '벤처 한류'…앞선 하드웨어로 13억 시장 잡는다

'인케' 이사회 인도서 개최
중기청·벤처기업협회·한경공동

지난 12일 오전 9시쯤 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오베로이호텔 컨퍼런스룸.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벤처기업인과 한국 내 벤처기업인,인도의 벤처기업 및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매년 초 해외를 순회하며 열리는 인케(INKE · 한민족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이사회 및 한 · 인도 경제협력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60여명이 참석해 양국 간 협력을 위한 토론과 무역상담 업무협약 등을 가졌다. 이 행사는 중소기업청 · 벤처기업협회(KOVA) · 한국경제신문 공동 주최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NASSCOM(인도소프트웨어산업협회) 관계자들은 인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NASSCOM은 1998년 뭄바이에 설립된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표하는 단체로 1200여개의 회원사가 등록돼 있다.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인프라 구축 및 인적교류,정책제안 등을 한다. 아제이 샹카르 샤르마 NASSCOM 회장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벤처기업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이 정말 부럽다"며 "양국 벤처기업인들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매년 인도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률은 39%에 이르고 규모도 세계 네 번째일 정도로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강점이 있다"며 "한국의 우수한 IT(정보기술)기업과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병철 인케 회장은 "전 세계 34개국 54개 지부를 두고 있는 인케가 인도에서 행사를 가짐으로써 양국 민간 차원의 협력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며 "인도에 한국의 많은 벤처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인케지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인케지부 의장들은 간담회 행사도 가졌다. 백승렬 쿠알라룸푸르지부 의장은 "인케 지부마다 한국 벤처기업 1곳과 자매결연을 맺고 해외 진출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만재 방콕지부 의장은 "각국마다 마케팅시장이 다른 만큼 아시아 중남미 유럽 등 지역별 특성에 따라 인케의 역할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사회를 매년 1회만 갖지 말고 2,3회 정도 지역별로 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협회와 FKCCI(인도 카르나타카주 상공회의소)는 양국 기업 간에 교류증진과 상호협력할 것을 합의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FKCCI는 인도 카르나타카주에 있는 3000여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한 단체로 1916년 설립됐다. 제이 크라스타 FKCCI 회장은 "인도에서는 과학 기술 제약 관광 분야에 대한 투자 전망이 밝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 인도기업 간 교류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하드웨어와 인도의 소프트웨어가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전대열 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IT분야에서 앞선 경쟁력을 가진 인도와 교류하게 된 것은 의미가 깊다"며 "양국 벤처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세계적인 벤처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에서 참석한 벤처기업과 인케지부 의장들의 비즈니스 상담회 자리도 마련됐다. 상담회에는 루펜리(음식물처리기),엠엔와이즈(메시징솔루션),비비에스케이(피부관리기),심지(파마기),금하네이벌텍(조선부품),성안정밀(냉이온수기),천복기계(저속발전기),덴탈아이디에스(초음파수술기),유진엠플러스(비데),후지라이테크(LED조명) 등이 참여했다.

이희자 루펜리 대표는 "하천 제방 관리 등에 사용하는 친환경 건설자재를 팔기 위해 인도를 찾았는데 우리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 장기적으로 공략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인케 이사회 행사에 참가한 위성인 중소기업청 벤처정책과 서기관은 "인도 정부와 협력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인케가 인도의 IT기업들과 상호 비즈니스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인도(벵갈루루)=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