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과 백색의 아름다운 '和音'

덕수궁에서 박노수 회고전
예술원 회원인 박노수 화백(83)은 '초서풍의 운필과 여백의 미를 살린 구도로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원로 작가다. 건강이 좋지 않은 그의 회고전이 다음 달 18일까지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화업 반세기를 결산하는 이번 회고전에는 초기 드로잉 작업부터 1960~2000년대 미발표작 소품,최근작 등 100여점이 전시된다. 주제는 '봄을 기다리는 소년'.그는 특유의 정적인 함축미와 섬세하고 재치 있는 먹 · 선의 운용을 중시한다. 산을 배경으로 말을 타고 가는 남자('월하의 허'),한국적인 노송과 강변의 야트막한 산('산'),청결하게 빗어넘긴 여인의 머릿결과 치켜올라간 눈매('서소운'),소년의 외로운 옆 모습('소년') 등에 그의 세계관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그의 또 다른 특징은 색채다. 전체적인 담백함에 블루 컬러가 트레이드마크다. 여인은 물론이고 산,소나무,구름까지 블루다. '류하'나 '백로'같은 작품에서는 흰색과 청색의 극적인 대비가 이뤄진다. 대범한 대각선 구도와 화면 밖으로 걸쳐 있는 사물들의 생략,선명하고 투명한 청색조의 운치가 눈부시다. 그는 "청색 자연의 무궁함 앞에 인간의 상상력은 얼마나 초라한가"라고 되묻는다. 평면 감각을 극대화한 점도 주목된다. 근대 회화가 도달한 3차원적 환상을 2차원적 평면으로 되돌림으로써 동양 회화의 본질을 회복시킨 셈이다.

1927년 충남 연기에서 태어난 그는 해방과 함께 청전 이상범 문하에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1955년 제4회 국전에서 한국 화가로는 최초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어른 5000원,학생 2500원.(02)2022-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