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 이식 소아 뇌성마비 2명 치료

김민영 차의과학대 교수팀

자가 제대혈(탯줄혈액)을 이용해 소아 뇌성마비 증상 일부를 치료한 국내 첫 사례가 나왔다.

CHA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재활의학과 김민영 교수팀은 지난해 9월 당시 생후 8개월과 32개월인 두 남자 뇌성마비 환자에게 출생 직후 채취했다가 냉동 보관해온 자가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한 뒤 7개월여를 추적 관찰한 결과 혼자 일어서기와 걷기가 가능해지는 등의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임상결과를 지난해 11월 대한재활의학회에서 발표했으며 조만간 국제학술지에 보고할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8개월된 아이의 경우 신생아 황달과 뇌실 주변의 백질연화증으로 생후 5개월째부터 입원치료를 받아왔지만 혼자 앉거나 네발로 기기,배밀이 등을 전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에게 냉동 보관해뒀던 자가 제대혈을 정맥 내에 이식하고 적혈구 생성인자를 총 12회 주사한 결과 시술 후 약 4주만에 배밀이가 시작돼 6주 후에는 쉽게 배로 기게 됐다. 또 시술 3개월째에 물건 2개를 한 손으로 잡고 놀고,3개월만에 누웠다가 스스로 앉는 자세를 취하며，5개월째부터 무릎으로 기고 잡고 서는 모습이 관찰됐다.

김 교수는 "제대혈 줄기세포 이식과 동시에 적혈구생성인자(EPO)를 주입함으로써 줄기세포의 생착률을 높인 게 특화된 치료 성공 요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두 아이는 몸 상태가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MRI 촬영 결과 백질신경섬유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뇌성마비 발생의 흔한 원인인 백질연화증(백질신경섬유 감소)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