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어 美 지자체도 '금리 스와프' 폭탄

수백여곳 피해 눈덩이
미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금리변동 스와프 계약 때문에 엄청난 손실을 떠안고 있다. 고금리 시대에 대비해 월가 투자회사와 금리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내 수백여개 시와 교육청 등이 체결한 스와프 계약 규모는 2년 전 기준으로 5000억달러에 달하는데 저금리로 인해 이들 지자체는 매년 투자회사에 최소 100만달러에서 많게는 1억달러까지 지급하고 있다. 일부는 손해를 무릅쓰고 해약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감소와 연금 비용 증가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자체의 재정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로스앤젤레스시 의회는 최근 뉴욕 멜론코프은행,벨기에계 프랑스 은행인 덱시아와의 금리 관련 스와프 계약 재협상안을 승인했다. 시의 하수도 시스템 기금 마련을 위해 4년 전 맺은 이 계약이 현재 이 시에 연간 2000만달러를 부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교육청은 2003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JP모건체이스 금리스와프 계약에 가입했다 해약하는 과정에서 123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급기야 주 의원들은 지자체의 스와프 계약 체결을 엄격히 통제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탈리아도 비슷한 고민에 처해 있다. 최근 밀라노시 정부는 2005년 16억8000만유로 규모 지방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금리 스와프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시 정부에 손해를 입히고 2년여간 1억유로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이유로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등 투자은행을 기소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