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 4월 국회에서 반드시 결론내야

정부는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세종시 관련 법안을 어제 국회에 제출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혁신도시 건설 · 지원 특별법,산업 입지 · 개발법,기업도시개발 특별법,조세특례제한법 등 5개 법안으로 중앙부처 이전을 백지화하는 대신 교육 · 과학중심 경제도시를 조성한다는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이제 국회로 공이 넘어간 것이다.

정부는 이들 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원안고수를 주장하는 야당의 반대는 말할 것도 없고,여당인 한나라당 내 반대파인 친박(親朴)계가 6인 중진협의체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안 제출 자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중진협의체마저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보면 당초 시한으로 잡은 이달 말까지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결국 여권내 이견이 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지 못하는 한 국회의 법안 심의는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산적한 민생 현안을 팽개친 채 세종시에 매달려 있을 수는 없고,투자를 약속한 기업들도 경영계획을 세우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加重)되고 있는 형편임을 감안하면 세종시 문제 처리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며 4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진협의체는 이달 말까지 밤을 새워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리는데 당력을 우선적으로 집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단 결론이 도출되면 그것을 수용하고 승복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의회가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처리한 과정은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만하다. 민주당 일부 의원과 공화당 의원 모두가 반대했지만 표결절차를 막지 않았고 결과에도 승복했다.

국회는 현안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이를 토론을 통해 조율해서 합의점과 절충점을 찾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다. 세종시 법안처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만큼 정치권은 정치적 득실을 떠나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