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된 PEF'…코스닥 머니게임에 악용 우려

튜브PEF, CT&T 우회상장 주도
내부자거래 의혹도…감독 강화 필요
경영권을 인수한 후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모투자펀드(PEF)가 도입 취지와 달리 코스닥시장의 '머니게임'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생산업체 CT&T의 코스닥 우회상장을 주도한 튜브PEF가 대표적인 사례다. 코스닥 우회상장 과정에서 내부자거래 혐의까지 제기되고 있어 PEF 운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CT&T가 우회상장한 코스닥 기업 CMS의 사전 주가급등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6일 CT&T와 합병을 결정한 CMS는 이날도 가격제한폭인 1960원까지 치솟아 7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주가는 이 기간 229% 폭등했다. 감독 당국은 우회상장 관련 회사 관계자들과 이번 M&A딜을 주도한 튜브PEF2호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튜브PEF2호는 우회상장 발표 일주일 전께 CMS 유상증자 실권주 998만주를 주당 500원에 인수했다. 또 튜브PEF2호를 조성한 튜브투자자문과 관련된 회사인 튜브인베스트먼트가 작년 말 CT&T에 79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며 내부자거래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PEF가 '머니게임'에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과거 M&A 부티크(중계업체)들이 주도했던 시장에 PEF가 뛰어들어 '머니게임'으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하다"며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아 수익을 장기적으로 노리는 정상적인 PEF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PEF가 운용 과정에서 자문역할까지 하며 이해상충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형달 튜브투자자문 이사는 "CMS 실권주 인수 이후 CT&T의 우회상장이 순식간에 결정된 것이어서 내부자거래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이사는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 출신으로 튜브인베스트먼트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