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전격 복귀] 삼성전자 '위기는 위기'

기흥공장 한때 가동 중단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첫날인 24일 오후 2시30분께 기흥반도체 공장이 정전으로 가동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K2(6,7,8,9,14,S라인) K1(5라인,연구동) 두 곳이다. 오후 3시35분께 K2 지역의 전기 공급이 재개된 데 이어 5시38분께 K1 지역의 전기 시설도 복구됐다. 회사 측은 24시간 무정전 상태가 유지돼야 하는 반도체 공장에서 2007년에 이어 정전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점을 주목하며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 파악에 비상이 걸렸다. 이 회장은 정전사고 내용을 보고받고 철저한 원인 파악과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도록 경영진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도요타 소니 등 일본 기업들의 위기가 작은 품질 결함과 방심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 회장도 경영복귀 일성으로 지금이 진짜 위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을 감안하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심 설비의 정전은 수분에 그친 만큼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전 즉시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가 바로 가동돼 핵심 설비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번 가동이 멈추면 정상화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반도체 공장의 특성상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기흥 공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으로,온도 습도 등이 최적화된 초정밀 공정으로 설계돼 있다. 이에 따라 한번 멈추면 정상화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가동이 중단된 생산라인에 투입돼 있던 웨이퍼는 폐기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는 "반도체 장비와 시설이 오염됐다면 이를 제거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재가동하더라도 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정상 수율로 끌어올릴 때까지 길게는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