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포르투갈 신용등급 하향

재정위기 PIGS로 확산 우려
그리스 IMF행 여부에 촉각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이 전격 하향 조정되면서 그리스발 재정적자 위기가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24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포르투갈에 대한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피치는 "유럽 다른 국가들에 비해 포르투갈의 경기회복 전망이 약한데다 중기적으로 공공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등급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포르투갈은 여전히 '투자적격'등급을 유지하긴 했지만 '부정적'전망을 부여받은 만큼 신용등급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그리스 사태에 국제통화기금(IMF)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피치가 포르투갈에 대한 신용등급을 전격 하향하자 "재정적자 위기가 남유럽으로 번지는 최악의 사태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AFP통신 등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들이 IMF로 하여금 그리스 지원의 선봉에 서도록 하는 대신,자신들은 보조적 지원에 그치는 쪽으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보도한 바 있다. 25~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IMF 지원방안이 구체적으로 발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만약 유로존이 그리스 문제를 자체 해결이 아닌 외부해결사(IMF)의 개입을 요청하는 해결책을 택할 경우 사실상 유로존이 그리스를 포기하고 그리스 문제에서 한발 빠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그리스가 자구책 등으로 재정적자 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채 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한다면 이는 사실상 그리스가 디폴트(국가 부도)를 선언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리스에 대한 IMF 자금지원은 재정적자 위험이 큰 PIGS 국가들의 연쇄 디폴트를 현실화할 촉매제가 될 것이란 게 우려의 골자다. 특히 포르투갈은 PIGS 국가 중에서도 고위험 국가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이번 피치의 등급 하향 결정이 미치는 여파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