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검증된 인재 뽑겠다"…인턴 거쳐 정규직 채용 확산

SK, 상반기 인턴 300~400명 선발
개인성향·업무능력 사전 평가
곧바로 현장 투입…경쟁력 향상
포스코에 이어 SK까지 올해 대졸 신입사원 전원을 인턴십을 통해 뽑기로 결정하면서 '상 · 하반기 정규 공채'로 굳어져 있던 대기업들의 채용 관행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규직 채용과 인턴십 제도를 상호 연계함으로써 곧바로 현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들을 선발해 조직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기업들의 전략이다. 삼성과 LG그룹도 작년 말부터 인턴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신입 사원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인턴,정규직 전환 확대

포스코는 올해 총 500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한 뒤 절반에 해당하는 250명을 대졸 정규직 신입사원 공채 인력으로 다시 선발할 계획이다. 인턴십 교육기간은 6주다. 이후 △인턴십 교육 평점 △프레젠테이션 △인 · 적성 검사 △임원 면접 등의 점수를 따져 정규직 연계 채용 인력을 확정한다.

정규직 연계 채용 방안을 본사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포스코ICT 등 23개 출자회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CJ도 최근 채용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인턴 규모를 작년의 2배인 200명으로 확대했다. 작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100명 중 80%가량을 정규직으로 뽑았다. 올해도 업무 능력이 뛰어난 인턴사원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상 · 하반기 공채 제도를 유지하되,인턴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신입사원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LG는 작년 말 인턴사원 680여명 중 80%에 이르는 550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했다. 올해에도 대졸 사원 전형과는 별도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재를 충원하기로 했다.

◆검증된 인재 확보가 장점대기업들이 잇달아 인턴십을 통한 신입사원 채용을 늘리는 이유는 검증되고 준비된 인재를 찾기 위해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존의 서류-인 · 적성검사-면접 등의 선발전형을 통해 이른바 '스펙'이 좋은 사람들을 선발해봤지만 기대한 만큼 업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인턴십은 회사가 개개인의 성향과 업무 능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부서에 새로 배치되는 신입사원의 업무 교육기간을 최소화하고,능력 검증이 이뤄진 직원을 현업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도 인턴십 채용의 장점으로 꼽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관계자는 "요즘 신입사원들의 이직률이 높은 상황에서 인턴십은 입사 희망자의 충성도를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수 인재의 검증과 선점이라는 긍정적 효과 때문에 인턴십을 활용한 신입사원 채용 방식이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