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수출업체 비명] "빈 공간 없이 꽉꽉 채운다" 화물적재 베테랑 '콘솔' 업체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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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화물 최대한 싣고 운송"저쪽으로 차를 돌리고,그 물건은 안쪽으로 먼저 넣어."
경험 많은 업체에 일감 몰려
지난 24일 경남 양산시 의곡공단 내 물류기업인 모락스의 보세창고.창고 책임자인 박상수 부장은 연신 수신호를 보내며 작업을 해 나갔다. 야적장과 창고를 합쳐 7000평 규모인 이곳에서 직원 45명은 지게차로 화물을 실어 나르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박 부장은 "지난 토요일 하루 동안 20피트짜리 컨테이너 74개를 채우고 거의 자정 무렵 퇴근했다"며 "작년엔 50개를 겨우 채울 정도였는데 올 들어 물동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20피트 컨테이너를 한꺼번에 채울 수 없는 소량 화물(LCL)을 전문적으로 운송하는 물류기업인 '콘솔(consolidate)' 업체들이 컨테이너가 부족한 요즘 각광받고 있다. '콘솔'은 한 컨테이너에 가장 효율적으로,가장 많은 양의 수출품을 실어주는 틈새 시장이다. 수출하면서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화주들이 즐겨 찾는다. '병합 · 합병한다'는 영어 '콘솔리데이트'의 앞자를 따서 만든 업계의 용어다. 현재 국내에는 모락스,페어콘,은산해운항공 등 대형 콘솔업체 10곳과 중소업체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1987년 설립된 모락스는 콘솔업계의 선두주자.보통 대형 콘솔업체의 연간 매출은 300억~500억원에 달한다. 임인섭 모락스 전무는 "최근 물동량 증가로 주문이 늘고 있어 부산 현장에서는 토요일에 작업할 인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며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 운송료를 크게 올릴 수 없지만 물량이 증가해 올해는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가 취급하는 품목은 신발 의류 전자제품 등 다양하다. 한 개의 컨테이너를 다 채울 수 없는 소량 품목인 만큼 업체마다 요즘처럼 컨테이너가 부족할 때는 현장에서 화물을 컨테이너에 싣는 직원(콘솔 전문가)들의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박 부장은 "경력 1년 미만인 초보는 컨테이너 박스의 70~80% 공간밖에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1년이 넘으면 90% 정도를 채운다"며 "베테랑들은 화물의 모양새와 품목만 봐도 컨테이너 공간의 어느 곳에 배치해야 할지를 머리에 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락스처럼 경험 많은 콘솔 전문가들을 확보한 대형 콘솔업체로 화주들이 몰리는 이유다.
후발업체들은 운송료 인하로 경험 부족을 메우고 있다. 한 신생업체 관계자는 "콘솔업계는 쉽게 진입할 수 있지만 능력이 있는 콘솔 전문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라며 "운송료를 대형사보다 낮춰 화주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부산=김태현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