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한국BMS제약 사진동호회 '조리개'‥"세상을 '줌인'하면서 情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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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출사땐 사내 가족모임 돼
렌즈 구입에 배우자 눈치보기도
"어디 연예인이라도 온 거야?"
한국BMS제약의 사진동호회 '조리개'가 출사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소리다. 삼각대 위에 커다란 렌즈를 장착한 수십 대의 카메라가 한 곳을 향해 몰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면 이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올해로 5년째 활동 중인 조리개 회원은 총 50여명.이 같은 대규모 인원이 매월 1회씩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다 보니 신문사 연예담당 기자들로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각자 몇 년씩 카메라를 만지다 보니,촬영 때 전문가 같은 포스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 4월 제주도 한 호텔의 정원을 방문했을 때 호기심에 몰려든 관광객들 때문에 호텔 관계자가 자리를 옮겨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조리개 회원들은 이렇게 짬짬이 촬영한 작품으로 올해 초 사내에서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회 주제는 '2009년,나의 행복했던 순간'.사전 공모를 통해 출품된 작품 중 30점을 전시했다. 엄마 품에 안겨 잠든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얼굴,어깨를 기울인 연인의 다정한 뒷모습,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넉넉한 웃음 등 사진 하나하나에 알콩달콩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디지털 메시지(Digital message)'를 통해 따뜻한 '정(情)'을 전하고 싶어 조직한 동호회인 만큼,전시회에 출품한 작품들 속에서는 일상생활 속 평범한 행복과 어머니의 품 같은 따뜻함이 느껴진다는 평이다.
조리개는 대체로 주말에 출사를 나간다. 다른 모임과는 달리 가족 동반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정기 모임은 사내 가족모임이 되곤 한다. 출사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UFO 촬영 사건이다. 지난해 11월 덕수궁에서 사진작가 배병우씨의 '소나무 사진전'이 열렸던 날.한 회원이 달려와 하늘을 날고 있는 UFO를 촬영했다며 숨을 몰아 쉬었다. 순식간에 회원들뿐만 아니라,주위에 있던 시민들까지 모여들어 촬영한 물체를 확인하느라 난리가 났다. 결국 UFO의 정체는 작은 벌레로 판명이 났지만,주말 출사 나들이에 참가한 회원과 가족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면,자연스럽게 카메라나 장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마음에 드는 모델을 갖고 싶은 욕심도 생기기 마련이다. 활동 초기에는 이런 '지름신'을 통제하지 못해 대부분 배우자와의 신경전을 경험한다. 그러나 이런 배우자 역시 주말 출사 등을 함께 나가 촬영 모델이 되기도 하고,다른 회원 및 가족들과 친분을 쌓다 보면 대부분 어느 새 동호회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양희종 조리개 회장(플라빅스영업부 과장)은 "활동 초반에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에 렌즈 욕심이 부쩍 생기게 마련이어서 집에서 잔소리를 들었다"며 " 지금은 가족들도 사진 촬영에 관심을 갖게 되고,정기적으로 함께 야외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니 이제는 보이지 않게 활동을 지원한다"고 소개한다. 회원 가족들도 각자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촬영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가족사진 전시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조리개는 현재 정기 출사뿐 아니라,사진 전문가가 진행하는 사내 사진 강좌 개설 및 운영,유명 작가의 사진전 관람 및 토론 등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앞으로는 다른 기업의 사진동호회와 교류하여 활동 내용을 다각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사진 촬영이라는 활동을 통해 회원들뿐만 아니라 회원 가족들,그리고 같은 취미를 가진 다른 기업 동호회 회원들이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이승희 조리개 총무(영업교육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