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되기 싫다" 등 돌리는 日엘리트들

장관까지 나서 채용설명회
과거 일본 엘리트 대학생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던 '가스미가세키'(도쿄 중심부의 일본 관청가,관료집단을 지칭)의 인기가 최근 들어 점점 시들해지고 있다. 하토야마 내각이 관료주의 타파를 내세우면서 주요 정책 결정에서 공무원을 최대한 배제하고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며 홀대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26일 일본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도쿄대의 지난해 졸업생 2900여명 중 공무원이 된 학생은 총 260명으로 6년 전에 비해 40여명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인사원에 따르면 올해 채용한 국가공무원 가운데 최고 엘리트 코스로 꼽히는 '1종시험(한국의 행정고시에 해당)' 합격자 322명 중 도쿄대 출신은 153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40% 감소했다. 취업정보업체 마이니치커뮤니케이션스는 "민주당 정권의 '탈(脫)관료' 정책에 따라 굳이 공무원이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명문대생들이 많아졌다"며 "관료보다 보수가 많은 외국계 기업 등을 훨씬 더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우수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장관까지 부랴부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은 다음 달 5일 열리는 공무원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무원 취업 관련 행사에 장관이 직접 나서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은 일본의 사설 정치지도자 양성 학교인 마쓰시타정경숙 출신의 젊은 정치인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그는 자신의 인지도를 살려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들에게 "정치인 주도로 국정 운영이 변화해도 공무원의 역할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는 취지를 설명할 계획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