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딱정벌레 車' 손수 운전하는 '태국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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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공주는 과연 어떤 차를 타고 다닐까요? 짙은 색의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검은색 대형세단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적어도 태국에서는 아니더군요. 지난주 태국 출장을 갔다가 진귀한 광경을 보고 왔습니다.
타이어업체 미쉐린의 신제품 런칭행사 취재를 위해 태국을 방문한 취재진은 잠시 시간을 내어 수도 방콕에 있는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을 찾았습니다. 짧은 관람을 마치고 길을 건너는데, 갑자기 일행 두 명이 보이지 않더군요.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태국 경찰과 군인들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일행들은 여기에 막혀 왕궁을 채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고요.혹시 최근 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 때문에 긴급한 상황이라도 벌어진 게 아닐까 걱정이 됐습니다. 현장에 있던 태국 경찰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 웃으며 '왕족이 지나갈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더군요. 그것도 공주라나요. 걱정은 순식간에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일행들은 숨죽이고 공주의 등장을 기다렸습니다. 도로는 텅 비고 수많은 관광객들은 길가에 서서 고개를 내밀고 공주가 나타날 곳을 응시했습니다. 37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였지만 갑작스러운 도로 통제를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드디어 모터사이클을 타고 선두를 지휘하는 경찰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다음은 BMW의 5시리즈 경찰차가 등장하더군요. 다음은 공주가 탄 차가 분명합니다. 그 차는 뭘까요?놀랍게도 공주는 폭스바겐의 '딱정벌레' 뉴 비틀을 타고 등장했습니다. 그것도 직접 운전대를 잡고서요. 차량 색상은 화려한 연두색으로, 공주는 머리를 뒤로 묶고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었습니다. 운집한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기까지 하더군요. 앞뒤에 BMW 호위차량을 두고 텅 빈 도로 위에서 직접 운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건 아쉽게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뉴 비틀은 딱정벌레 모양의 깜찍한 디자인이 특징인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중형차입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1984cc 4기통 가솔린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16.9kg·m의 동력성능을 냅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190km 정도고 연비는 ℓ당 11.1km를 달립니다. 한국에서의 판매가격은 2008년형이 3300만원대였습니다. 과거 구형 '올드 비틀'은 독일의 국민차이기도 했죠.
한 나라의 공주 치고는 나름 독특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태국관광청에 알아봤더니 이 센스있는 공주의 이름은 부미볼 압둘리아데즈 국왕의 손녀딸인 시리반나바리 나리라타나(Sirivannavari Nariratana·23)로,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통해 손수 디자인한 옷을 선보이는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5년에는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네요. 이 공주는 취재진이 한국으로 돌아온 지난 28일에는 태국 현지에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뉴 비틀을 선보이기도 했다는데, 대단한 '비틀 마니아'인 것 같습니다.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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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업체 미쉐린의 신제품 런칭행사 취재를 위해 태국을 방문한 취재진은 잠시 시간을 내어 수도 방콕에 있는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을 찾았습니다. 짧은 관람을 마치고 길을 건너는데, 갑자기 일행 두 명이 보이지 않더군요.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태국 경찰과 군인들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일행들은 여기에 막혀 왕궁을 채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고요.혹시 최근 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 때문에 긴급한 상황이라도 벌어진 게 아닐까 걱정이 됐습니다. 현장에 있던 태국 경찰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 웃으며 '왕족이 지나갈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더군요. 그것도 공주라나요. 걱정은 순식간에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일행들은 숨죽이고 공주의 등장을 기다렸습니다. 도로는 텅 비고 수많은 관광객들은 길가에 서서 고개를 내밀고 공주가 나타날 곳을 응시했습니다. 37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였지만 갑작스러운 도로 통제를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드디어 모터사이클을 타고 선두를 지휘하는 경찰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다음은 BMW의 5시리즈 경찰차가 등장하더군요. 다음은 공주가 탄 차가 분명합니다. 그 차는 뭘까요?놀랍게도 공주는 폭스바겐의 '딱정벌레' 뉴 비틀을 타고 등장했습니다. 그것도 직접 운전대를 잡고서요. 차량 색상은 화려한 연두색으로, 공주는 머리를 뒤로 묶고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었습니다. 운집한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기까지 하더군요. 앞뒤에 BMW 호위차량을 두고 텅 빈 도로 위에서 직접 운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건 아쉽게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뉴 비틀은 딱정벌레 모양의 깜찍한 디자인이 특징인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중형차입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1984cc 4기통 가솔린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16.9kg·m의 동력성능을 냅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190km 정도고 연비는 ℓ당 11.1km를 달립니다. 한국에서의 판매가격은 2008년형이 3300만원대였습니다. 과거 구형 '올드 비틀'은 독일의 국민차이기도 했죠.
한 나라의 공주 치고는 나름 독특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태국관광청에 알아봤더니 이 센스있는 공주의 이름은 부미볼 압둘리아데즈 국왕의 손녀딸인 시리반나바리 나리라타나(Sirivannavari Nariratana·23)로,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통해 손수 디자인한 옷을 선보이는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5년에는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네요. 이 공주는 취재진이 한국으로 돌아온 지난 28일에는 태국 현지에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뉴 비틀을 선보이기도 했다는데, 대단한 '비틀 마니아'인 것 같습니다.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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