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길목 中시닝은 한국기업에 '기회의 땅'"

마오샤오빙 시장, 한국서 첫 투자설명회…게장·낙지 즐기는 지한파
"시닝시가 해외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가진 국가는 한국이 처음입니다. "

외자 유치를 위해 방한 중인 중국 칭하이성의 성도 시닝시의 마오샤오빙 시장(45)은 "경제 및 문화 분야에서 한국과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가졌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가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200여명의 중소기업인과 개인 투자자가 참석했다.

마오 시장은 "오는 6월 시닝에서 한국 중소기업 제품전시회를 열고,8월엔 한 · 중 우호주간을 정해 양국 가요제와 각종 전시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라며 한국과의 교류 강화로 서부대개발의 성공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최근 "올해로 10년을 맞은 서부대개발을 위한 향후 10년간의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며 "주변 국가와의 경제 무역 문화 교류를 강화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4월 시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9년간 시베이광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시베이광업은 구리 납 아연 망간과 같은 희귀금속을 채굴 · 가공 · 생산하는 국영 자원회사다. 시장에 오른 뒤 14년 전부터 알고 지내온 석상준 베이징 한국인회 회장을 경제고문으로 영입하면서 한국과의 교류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그의 이번 방한은 19번째.한국을 자주 찾다 보니 김치 게장 낙지 등의 요리를 좋아하게 됐다.

마오 시장은 "시닝에는 전기자동차용 전지에 들어가는 리튬을 비롯해 알루미늄과 석탄이 풍부하다"며 "한국은 자원이 부족하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어 중국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에너지산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한국 측의 투자도 희망했다. 마오 시장은 "시닝에 투자하면 중국 중앙정부의 서부대개발 정책과 칭하이성의 외자 우대 조치,시닝시 경제개발구의 특혜 등 3가지를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부대개발 정책에 따라 시닝의 외자기업 법인세는 15%,서부 이외 지역은 중국 기업과 같은 25%다. 임금도 동부지역에서는 근로자 월 평균 초임이 보통 1500위안(약 25만 원)이지만 시닝은 800위안에 불과하다. 시닝시는 최근 10만 무(畝 · 1무는 667㎡)에 이르는 대규모 경제단지를 조성해 저가에 토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시닝시의 다른 주력 산업인 관광업에서도 한국과의 협력에 기대를 보였다. 시닝은 2006년 7월 티베트의 라싸를 잇는 해발 평균 4000m,길이 2000㎞의 칭짱(靑藏)철로가 개통되면서 티베트의 길목으로 주목받은 곳.몽골족 후이족 등 36개 민족으로 이뤄져 다양한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인구 215만명의 소도시지만 지난해에만 전년보다 23.6% 늘어난 796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마오 시장은 "관광자원은 풍부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도로와 호텔 백화점 신도시 건설 등에 투자하면 급성장하는 시닝의 관광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한국의 선진 관광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30일까지의 방한 기간 중 우호도시 관계를 맺는 곳이 전주 경주 제주 등 한결같이 유명 관광지인 이유다.

오광진 /이유정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