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내 정보도 유출"…대출권유 문자 급증

제도권 금융 이름 도용 많아
"신한금융 상담원 ◆◆◆입니다. 고객님은 무방문 최저금리 당일 일천만원 송금 가능한 고객입니다. "

"(우리캐피탈) 어려우시죠? 이번에 큰 도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삼천까지 가능 연락주세요. "최근 신세계몰 등 25개 기업에서 개인정보 2000만건이 유출된 후 이처럼 대출을 권유하는 문자 메시지가 폭주하고 있다. 직장인 치고 이런 문자 메시지를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다. 적게는 일주일에 3~4건,많게는 하루에 2~3건씩 문자를 받는 사람도 있다.

금융감독원과 불법 스팸 문자 신고를 받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최근 개인 정보유출 후 이런 문자가 급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터넷진흥원의 유진오 홍보팀장은 "2008년 옥션의 정보유출 사건 직후에도 이런 문자가 폭주한 적이 있다"며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도 정보유출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이 신한금융 우리금융 동양캐피탈 우리캐피탈 등 제도권 금융회사의 이름을 도용해 금융소비자들의 혼동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4대 대형금융회사지만 신한금융 우리금융은 상호가 등록된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니다. 동양캐피탈 우리캐피탈 등은 제도권 금융회사이지만 이들 회사에 확인한 결과,대출을 권유하는 광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었다. 제도권 금융회사들은 정해진 상담 전화로만 대출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사금융업체들이 제도권 회사의 이름을 도용했다고 볼 수 있다. 금감원 박원형 유사금융조사팀장은 "대출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 중 절반 정도는 금융회사들에 소속된 대출모집인들이 보내는 것이지만,나머지 절반은 제도권 금융회사 이름을 도용한 대부업체나 사채업체,또는 이들의 위탁을 받은 사람들이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이들은 대포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고된 번호를 추적하더라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며 "일단 번호가 '070'으로 시작하면 불법 스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진흥원은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을 경우 불법 스팸 신고전화(국번 없이 118번)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