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분할경영 첫발…타이어, 193명 대기발령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가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금호가(家) 분할 경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금호타이어 등은 박삼구 명예회장이 맡고,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 부자와 고(故) 박정구 명예회장의 장남 박철완 부장이 공동 경영하기로 지난달 초 채권단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서울 명동 YWCA 대강당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이서형 전 금호산업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선임된 박찬구 회장과 함께 2인 대표 체제를 갖추게 됐다. 기존 대표이사를 맡았던 박삼구 명예회장과 기옥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물러났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7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개월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금호석유화학의 회생 방안을 묻는 질문에 "(회생 작업이) 잘될 것"이라고 짧게 말한 뒤,서둘러 이사회장을 빠져 나갔다. 금호석유화학 주총에선 임직원들이 일부 주주와 취재진의 출입을 막으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도 서울 남대문로5가 세브란스빌딩에서 주총을 열고 기옥 사장,박세창 전략경영본부 상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금호석유화학과 마찬가지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회사 측은 "20여명의 노조원들이 상경한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총장을 봉쇄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이날 구조조정 및 임금삭감안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사측은 정리해고 대상자 193명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와 함께 31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노조는 이날부터 잔업 및 특근을 거부하는 한편 4월1일부터 전면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장창민/송형석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