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생활시간 조사] 남자, 거울 보는 시간 늘었다

자고 먹고 씻는데 10시간53분
男 2명중 1명 '10분이상 집안 일'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09년 생활시간 조사'는 최근 한국 사회의 변화상을 담고 있다. 외모와 건강 관리에 쓰는 시간이 늘어났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함께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증가했다.

◆외모 · 건강 관리에 하루 1시간18분통계청이 20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개인 위생활동과 수면,식사시간 등을 뜻하는 필수생활에 하루 평균 10시간53분을 소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의 10시간34분보다 19분 늘었다.

필수생활 시간 중에서도 외모와 건강 관리에 쓰는 시간이 길어졌다. 수면 시간은 2004년 7시간46분에서 지난해 7시간48분으로 2분 늘어난 데 비해 외모와 건강 관리 등 개인유지 시간은 2004년 1시간8분에서 지난해 1시간18분으로 10분 길어졌다. 성별로는 남성의 기타 개인유지 시간이 1시간4분에서 1시간16분으로 12분 늘어나 증가폭이 여성(9분)보다 컸다.

이에 비해 소득을 얻기 위한 노동과 가사노동 등을 포함하는 의무생활 시간과 취미활동 등 여가생활 시간은 감소했다. 의무생활 시간은 2004년 8시간5분에서 지난해 7시간56분으로 감소했고 여가생활 시간도 5시간22분에서 5시간11분으로 줄었다. ◆TV 시청 대신 운동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TV 시청과 게임 · 인터넷 검색 등 컴퓨터를 이용한 여가활동은 감소한 반면 스포츠 · 레저 활동에 쓰는 시간이 증가했다. 평일을 기준으로 지난해 TV 시청 시간은 평균 1시간49분으로 2004년의 2시간6분보다 17분 줄었다.

컴퓨터를 이용한 여가활동도 하루 평균 25분으로 2004년의 28분보다 3분 줄었다. 반면 스포츠 · 레저 활동 시간은 2004년 23분에서 지난해 25분으로 증가했다. 여가시간이 많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 같은 변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합쳐 TV 시청 시간은 5시간52분에서 5시간15분으로,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은 1시간23분에서 1시간18분으로 감소한 데 반해 스포츠 · 레저 활동 시간은 55분에서 1시간14분으로 늘었다.

◆여성 가사노동 남성의 6배

1999년 29분이던 남성의 평일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2004년 31분,2009년 34분으로 증가했다. 평일에 10분 이상 가사노동을 하는 남성 비율도 지난해 50.9%로 상승,처음으로 50%를 넘었다. 그러나 절대시간에서는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이 여전히 컸다. 지난해 여성은 평일 기준으로 하루 3시간31분의 가사노동을 했다. 2004년보다 8분 줄었지만 남자들보다는 6.2배 긴 시간이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은 더 커졌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전업주부의 평일 가사노동 시간은 8시간23분으로 미취학 자녀가 없는 경우보다 3시간51분 길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