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지만…떠나지 못하는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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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3조8563억 순매도개인들이 증시 반등을 이용해 연일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커 증시 주변자금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고객예탁금은 1조이상 늘어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이날 285억원을 포함해 3월 한 달간 모두 3조8563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근접하면서 심리적 부담은 커진 반면 외국인이 공격적인 매수세로 매물을 모두 받아줘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1700선에 근접하면서 주식형펀드 환매 규모가 커지는 등 고점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지만 개인들의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가기보다는 단기 부동화되며 추가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실제 이달 들어 개인들의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13조739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조1366억원이나 증가했다. 개인용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전월 대비 4250억원 늘었고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9조4762억원이나 불어났다. 지난 2월 MMF 잔액 증가 규모는 5조4642억원이었다. 반면 은행권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한 달간 4조70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2월 증가폭이 15조~20조원을 넘나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금 유입 속도가 크게 둔화된 것이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예금금리는 크게 떨어졌고 부동산 시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떠도는 자금들이 옮겨갈 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올 들어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면서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 현 주가 수준에서의 투자 매력은 더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동안 전 고점(1720선)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고용과 소비를 동반한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는 한 단기 부동자금들은 다시 증시로 유입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주도로 전 고점을 뚫고 올라서며 추가 상승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개인들도 가세하게 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강해지는 하반기로 갈수록 증시로 유입되는 개인자금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