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중대형 경유엔진 자체생산 포기

현대위아에 외주 추진…노조 반발
기아자동차가 모하비 봉고 등에 탑재하는 3000cc급 중대형 경유엔진 생산을 중단하고,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에서 전량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기아차는 경기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만들어온 중대형 KJ엔진 생산을 외주화하는 대신 소형 휘발유엔진인 감마엔진 생산에 주력하는 내용의 '중장기 엔진 생산계획'을 최근 노조에 전달했다. 생산계획에 따르면 기아차는 연말까지 소하리공장에서 KJ엔진 3만개를 만들되 내년부터 단종하기로 했다. KJ엔진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하비와 봉고,구형 카니발 등에 탑재하는 엔진이다. 기아차는 KJ엔진을 현대위아 평택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위아는 똑같은 성능의 중대형 경유엔진(JT엔진)을 만들고 있다.

기아차는 1600~2000cc급 소형 엔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소하리공장의 기존 엔진 생산라인에서 감마엔진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지금은 전량 화성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추가 생산물량은 연 20만개 규모다. 현재 감마엔진을 쓰는 차량은 프라이드와 포르테,쏘울,카렌스 등 4종이다.

회사 측은 연내 포르테용 감마엔진 11만7000개,쏘울 및 카렌스용 감마엔진 9만6000개 등 총 21만3000개를 생산한 뒤 내년 29만4000개,2012년 47만700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5월께 출시할 프라이드 후속모델(프로젝트명 UB)에도 이 엔진을 탑재한다. 다만 KJ엔진 단종 및 생산라인 자동화에 따른 여유인력이 140명 정도 발생할 것이란 게 회사 측 전망이다.

KJ엔진 단종 후 기아차에서 만드는 경유엔진은 프라이드 포르테 카렌스 등에 들어가는 U엔진과 스포티지 쏘렌토 로체 등에 적용하는 R엔진뿐이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는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회사는 카니발 후속(프로젝트명 YP)에 탑재할 중대형 디젤엔진 역시 현대차에서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라며 "SUV 명가로 꼽혀온 기아차에서 중대형 경유엔진 생산을 다른 곳에 맡긴다는 계획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