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펠러 5세가 관심보인 '지분형 아파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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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투자권 분리…채권발행으로 유동화부산의 영조주택이 등록한 '지분형 아파트'(부동산 신탁을 통한 부동산 거래시스템 및 방법) 특허가 부동산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식처럼 가격 떨어지면 손해…미분양 해소 기대
최근 방한한 미국 록펠러 가문의 5세손인 스티븐 록펠러 주니어(50)가 이 특허에 투자의사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모델은 유명해졌다. 한국과 싱가포르에 등록된 이 특허의 작동원리는 부동산신탁회사를 통해 입주권자와 투자권자를 분리하고 두 권리를 채권발행으로 유동화하는 것이다. 유동화의 장점으로 실거주자는 원래 아파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실거주권을 매입해 살 수 있고,투자권자는 부동산 경기를 활용한 매매로 수익을 볼 수 있다. 물론 경기가 나빠지면 손실도 입는다. 쉽게 설명하면 1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3000만원에 대한 권리를 실거주자가 매입하고 7000만원을 투자권자가 매입해 유동화하는 식이다. 이는 단순한 임대방식인 부동산 리츠나 부동산신탁 투자방식인 리츠(REIT)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부동산에 대한 실거주권 비율과 투자권자 비율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부동산 정책 등에 따라 신탁 조건을 정할 수 있다. 예컨대 실거주권 매입권리 범위를 무주택자이면서 청약1순위자, 부양가족이 2인 이상인 사람으로 한정해 현행처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주거 안정을 위해 실거주권의 경우 매매 허용시점을 '취득 후 7년 내'로 금지할 수도 있다. 투자권은 취득 후 즉시 분할매매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익은 단순주택인 경우 시세 차익에서 나오지만 상가나 오피스텔 주차장인 경우 자체 사업을 통해 더많는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수익 배당은 설정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투자권자는 거주권이 없고 수익을 배당받을 권리를 갖게 되며 1가구 다주택 제한 대상에서 제외돼 여러 주택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 부동산 업계는 이 특허가 미분양 물량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입주자는 수억원짜리 아파트에 반값이나 싸게 들어가 살 수 있어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최근처럼 아파트를 20~30%까지 땡처리하거나 대형평수가 팔리지 않아 금융비용만 지불하는 불경기 속에서 지분형 투자방식이 성공을 거둘 경우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록펠러 주니어가 이 특허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 같은 투자방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발생한 부동산 금융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대안으로 영조주택식 유동화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미국의 경우 반값 가까이 떨어진 주택을 싼 값으로 사들여 일정 가격으로 소유권을 제공하고 나머지를 투자신탁회사가 운용하면 된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지분형 부동산의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주택의 경우 100% 지분을 가지려는 문화가 걸림돌이라는 분석도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