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IFRS 수혜株 새로운 테마 되나?

국제회계기준(IFRS) 수혜주가 증시에서 새로운 '테마'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해외 우량 자회사가 많은 자동차 부품사나 자산이 많은 기업, 일부 금융사 등이 IFRS 도입의 수혜주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회계기준이 바뀐다고 기업의 근본적인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가수익비율(PER) 같은 주요 투자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개별기업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보고 있다.2일 오전 11시 40분 현재 자동차 부품주들이 동반 상승세다. 평화정공이 전날보다 370원(4.25%) 오른 9080원을 기록중이고, 성우하이텍도 2%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들은 IFRS 도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해외 자회사의 실적을 합산하면 매출 규모가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IFRS를 적용하면 지분율 50%를 초과하는 자회사나 실질적으로 종속된 기업들 모두를 모회사 실적에 합산해야 한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우하이텍의 경우 본사 기준으로 작년 매출이 4218억원에 불과하나, IFRS를 도입해 연결 기준으로 집계하면 1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또 한일이화는 기존 4423억원에서 1조500억원, 세종공업은 3574억원에서 6100억원, 평화정공은 3203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IFRS 도입 이전과 이후 작년 매출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최 연구원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회사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자동차 부품사들도 5% 내외의 일정 영업이익률로 수렴하게 되어 있는데, 이 경우 매출 규모가 중요한 투자지표가 된다"며 "매출액이 커지는 것은 단순히 숫자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투자매력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은행계 지주사 중에는 신한지주가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같은 시각 신한지주는 전날보다 550원(1.22%) 오른 4만5700원에 거래되며 주요 은행주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날 IFRS를 적용해 신한지주의 올해 실적을 추정한 결과, 기존 예상치보다 9.1%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초 2조4720억원 수준이던 추정치가 IFRS 적용시 2조6960억원으로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우리금융은 1.9% 증가하는데 그쳤고 KB금융도 1%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나금융지주는 오히려 0.5% 감소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순이익 변경치를 적용하면 신한지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4배로 하락해 KB금융이나 하나금융지주보다 PER 더 낮다"며 신한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6000원에서 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SDI도 IFRS 도입 수혜주로 거론되며 이 시각 현재 2.3% 상승, 이틀째 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삼성SDI에 대해 IFRS를 도입할 경우 자회사의 손실이 영업외비용으로 인식되면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IFRS 도입으로 한국시장 전체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면 계량적으로 투자하는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