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서울 중림동 닭꼬치 '호수집'‥연탄직화 '꼬치구이' 15년째 1000원 그대로

하루 200여명 찾아 월 매출 5천만원
"한 시간 정도 기다리는 건 보통이죠."

지난 2일 오후 9시,서울 중림동 원조 닭꼬치 '호수집' 입구는 왁자지껄했다. 가게에 들어가려는 대기 행렬이 20m를 넘었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한 고객은 "닭꼬치가 너무 맛있어 한 시간을 기다려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남성종(56) · 진순옥(52) 부부가 운영하는 호수집은 서울에서 소문난 맛집이다. 1000원짜리 닭꼬치를 먹기 위해 서울 강남은 물론 안양,수원 등 수도권에서 오는 단골 손님들도 많다. 43㎡(13평) 남짓한 좁은 점포에서 하루 평균 200여명의 손님을 맞는다. 월 평균 매출은 5000만원에 달한다.

호수집의 최대 강점은 주인 아주머니가 베푸는 푸근한 인정이다. 중림동에서 23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진씨는 200명이 넘는 단골들의 이름과 다니는 회사,좋아하는 메뉴를 모두 기억한다. 비오는 날 자주 오던 부부 손님이 오면 "비가 오기에 언제 오나 기다렸다"며 반겨주고,머리를 새로 한 손님들에겐 "예쁘다"고 말을 건넨다. 카드단말기에 손님이 직접 가격을 찍게 하고 있다. 남씨는 "3년 걸려 개발한 닭꼬치 소스의 독특한 맛 때문에 찾아오는 분들이 많지만 고향집 같이 편안한 분위기도 우리 가게의 성공 비법"이라고 말했다. 부담없는 가격도 호수집의 경쟁력이다. 손님들이 즐겨 찾는 연탄 직화구이 닭꼬치는 15년째 1000원을 받고 있다. 닭볶음탕은 1만3000원에서 2만원 선으로 서민들에게도 큰 부담이 없다. 남씨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 일부러 시간을 내 가게를 찾아오는 단골을 위해 최저한의 이익만 남기고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재료는 주인이 직접 고른 엄선한 제품만 쓴다. 닭은 영천,야채는 가게 앞 중림시장,쌀은 아현동에서 매일 구입해다 쓴다.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가맹점을 내달라는 제의도 많다. 남씨는 "음식과 사람을 사랑하는 법은 알지 못한 채 돈만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성을 담아 행복을 주는 닭요리를 만들기 위해 손맛을 내기 어려운 프랜차이즈 사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호수집의 닭꼬치 가격은 시중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어서 가맹점을 하면 손익구조를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