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선물시장 개장이래 '최대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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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조 거래 10배 급증…외국인 비중 7.72%로 확대국내증시에 대한 해외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코스피200 야간선물시장이 작년 11월 개장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도입 당시엔 '올빼미'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올 들어 외국인들의 참여가 크게 늘면서 다음 날 증시 분위기를 미리 점치는 참고 지표로도 활용할 만하다는 평가다.
다음날 증시지표로 활용도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선물 글로벌시장'(야간지수선물)의 지난달 거래대금은 모두 5조281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매거래가 시작된 작년 11월 거래대금이 5818억원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5개월여 만에 시장 규모가 10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야간지수선물의 거래대금은 올 1월만 해도 1조7000억여원에 그쳤지만 2월 4조원을 넘어선 이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외국인들의 거래 비중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별도의 글로벌시장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야 하는 탓에 개설 초기에는 외국인 비중이 0.85%로 미미했지만 지난달엔 비중이 7.72%까지 높아졌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도 아직은 소규모 기관이나 개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6월부터 개별 증권사 HTS를 통한 매매가 가능해지면 국내 기관은 물론 외국인 큰손들의 참여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경우 지금은 통합시스템을 통해서만 야간선물을 거래할 수 있지만 오는 6월7일부터는 별도 계좌 없이 자사의 HTS를 이용해 매매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야간선물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해외 변수의 영향력이 커진 데다 외국인 주도의 주가 강세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성수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유럽발 신용불안 문제나 중국의 긴축 등 시장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돌발 악재들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증시 등락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면서 실제 야간지수선물은 유럽 증시 마감과 미 증시 개장이 맞물리는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가장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연구원은 "올 들어 야간지수선물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다음 날 증시는 개장 직후 변동성이 현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며 "야간선물시장의 움직임을 통해 다음 날 주식시장의 초반 분위기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2월 이후 상승 추세로 빠르게 복귀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이들의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밤 사이 선물시장에서 162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11월 개장 이후 5개월여 만의 최대 규모다. 이 연구원은 "최근 현 · 선물시장에서 동반 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이 야간선물까지 대거 사들여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높일 만하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들은 이날 증시에서 16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코스피지수를 오전 한때 연중 최고치인 1725.39까지 끌어올렸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