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2개월만에 "최고"..외국인 16일째 매수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하며 22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동시에 역사적 최고가를 경신하며 확실한 주도주로 자리잡았다. 수급상으로 외국인이 지난달 초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순매수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다만 IT 자동차 등 주도업종의 핵심주만 상승하는 차별화 장세를 보여 체감지수는 상대적 박탈감을 더했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32포인트(0.25%) 오른 1723.49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08년 6월 20일 종가인 1731.00 이후 1년 10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지수다. 장중 한때 1725.39 까지 올라 지난 2008년 6월 26일 1734.86 기록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기도했다. 외국인이 3530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16거래일째 매수를 이어갔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2055억원과 55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장중 선물매매 변동성이 커지면서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 모두 순매도를 보이며 1803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았다. 장중 선물 시장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베이시스가 '0' 수준까지 떨어져 프로그램 매물을 유발시켰지만 이후 차익매물이 감소하면서 오름세를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과 의료정밀이 2.50%, 2.21% 올랐고 운수장비와 전기전자 역시 1.33%, 1.27% 상승했지만 통신과 보험이 각각 1.79%와 1.49% 하락하는 등 대부분 업종은 약세를 보여 극심한 차별화 장세가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12,000원(1.42%) 오른 85만7,000원을 기록해 지난 1월21일의 사상 최고가 85만원을 넘어섰다. 현대차 역시 7,000원(5.79%) 상승한 12만8,000원을 기록해 역사적 최고가를 넘어섰다. POSCO와 LG전자도 각각 3.22%, 2.10% 올랐다. 금호타이어는 노사협상 타결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은 기관 매물이 400억원 넘게 쏟아지며 하루만에 하락세로 기울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4.24포인트(0.82%) 내린 514.95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실적호전 기대 속에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특정종목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자동차업종이 주도하고 있지만 핵심 섹터로만 매수가 집중해, 상승종목이 슬림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음주 시장이 쉬어갈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황빈아 연구원도 "자동차와 IT 대형주로 매수세가 쏠리면서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던 중소형주들이 오히려 떨어졌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어닝시즌 전까지는 긍정적인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주말 발표 예정인 미국 고용지표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다음주까지 시장은 상승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