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전화도 공짜시대…SK브로드밴드 '망내무료 요금제' 출시

집전화도 공짜 시대가 열렸다. 일반 집전화(PSTN) 가입자끼리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요금제가 나왔기 때문이다. 인터넷전화(VoIP) 가입자끼리 망내 무료 통화는 일반화됐지만 일반 집전화(PSTN) 가입자끼리 무료로 쓸 수 있게 된 것은 처음이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자사의 집전화를 쓰는 가입자끼리 월 100시간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망내 무료 요금제를 출시했다. 집전화 이용 시간이 월 평균 10시간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집전화가 공짜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SK브로드밴드 집전화 가입자는 259만명이다. 이 요금 상품은 기본료가 3000원(3년 약정)이다. SK브로드밴드의 시내 및 시외전화,인터넷전화를 쓰는 집전화 고객이라면 번호이동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월 100시간을 시내전화와 시외 1대역(30㎞ 이내 인접통화 구간) 통화료로 환산하면 약 7만8000원,시외 2대역(31㎞ 이상) 통화료로 계산하면 5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다 망내 무료 통화 제공 때 과금 방식을 100시간 이내에서는 기존 3분 단위에서 10초 단위로 세분화했다. 또 결합상품,복지 감면,자동이체 등 기타 요금 할인을 추가로 적용할 수 있어 실질적인 할인 혜택은 더 늘어난다.

예컨대 SK텔레콤의 이동전화와 SK브로드밴드 집전화 결합상품(3년 약정)에 가입한 서울에 사는 정근수씨가 시내통화로 매일 10분씩 친구들과 통화하고,부산에 계신 어머니와 하루에 10분씩 월 300분을 통화한다고 하자.전체 통화량의 절반을 SK브로드밴드 집전화 가입자와 망내 통화한다고 하자.기존 SK브로드밴드의 결합 할인 요금제의 경우 월 기본료는 결합상품 할인을 적용해 500원,월 통화료는 시내통화(3분당 39원) 3900원,시외통화(10초당 13.9원) 2만5020원으로 월 통신비는 2만9420원이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 망내 무료 요금제에 가입하면 기본료 1500원,시내통화 1950원(망내 통화 150분 무료),시외통화 1만2510원(망내 시외통화 150분 무료)으로 월 통신비는 1만5960원이다. 매달 1만3460원이 절약된다.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전화 가입자도 망내 무료 요금제에 가입하면 요금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매일 20분씩 시내 및 시외통화를 하고 그중 망내 통화가 절반이라면 망내 무료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기본료 3000원,시내 · 시외통화료 3800원(3분당 38원)으로 월 통신비는 6800원이다. KT 등 다른 인터넷전화 업체의 경우는 기본료 2000원,시내 · 시외 통화료 7600원 등 월 통신비는 9600원이다. SK브로드밴드 인터넷 가입자도 망내 무료 요금제에 가입하면 기본료를 월 1000원 더 내지만 요금 부담은 크게 낮아진다.

기본료도 초고속 인터넷이나 이동전화와 같이 쓰면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다. 초고속 인터넷과 같이 쓸 경우 3년 약정시 기본료는 15% 할인돼 2550원으로 내려간다. SK텔레콤의 이동전화와 묶으면 최대 50%를 할인받아 매달 1500원만 내면 된다. SK브로드밴드는 망내 무료 요금제 활성화를 위해 전화받는 상대방이 망내 무료 통화 대상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별도 조회 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다. 요금제 가입자가 시스템에 상대방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확인이 가능하다.

기본요금제를 쓰다가 망내 무료 요금제로 바꿀 경우 약정기간 그대로 옮기면 위약금을 내지 않는다. 기존 070 인터넷전화 가입자 간 무료 통화는 시간 제한 없이 그대로 제공된다.

임원일 SK브로드밴드 마케팅부문장은 "집전화 망내 무료 요금제는 가계 통신비 절약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객 중심의 차별화한 상품 경쟁력을 앞세워 유선전화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