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런 기능도? …사진 찍으면 위치ㆍ가격 주르륵

악기 연주하고 패션 코디
길치라는 오명을 듣던 영업사원인 L씨(32)는 최근 스마트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지리에 익숙치 않은데다 처음 찾아가는 고객사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어서다.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낯선 거리를 비추면 주변 건물들의 정보가 눈 앞에 있는 카메라 화면에 나타나기 때문에 길을 헤맬 일이 없어졌다.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면서 달라진 모습이다.

◆찍히면 다 나온다스마트폰 이용자가 늘면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 입력의 수단도 카메라 GPS(위성항법장치) 터치스크린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 나온 애플리케이션 '스캔서치(Scansearch)'는 스마트폰이 바꿔 놓을 가까운 미래상을 짐작케 해준다. 영상인식 기반의 이미지 검색 애플리케이션인 스캔서치는 키보드로 검색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대신 책 표지,음반 재킷,영화 포스터 등을 카메라로 비추면 이미지를 분석해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최근 입적한 법정 스님의 저서 '무소유'를 비추면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있는 리뷰,온라인 서점 가격비교 등이 자동으로 화면에 뜬다. 길을 가다 거리를 찍으면 주변의 상점 정보가 떠오르고 전화번호나 웹사이트 등과도 연결이 가능하다. 카메라를 하늘로 향하면 날씨 정보가,땅을 향하면 지도가 표시된다.

스캔서치 같은 서비스를 가리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라고 한다. 증강현실은 다양한 부가 정보를 현실에 결합해 가상과 실제가 혼합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유형의 서비스 '원조'는 지난해 나온 '레이어(Layer)'가 꼽힌다. 네덜란드 회사가 만든 이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와 구글 검색을 활용,이용자 주변의 정보를 스마트폰에 표시한다. 레이어는 소셜 네트워킹 기능도 갖췄다. 자신이 있는 위치 주변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플리커,유튜브 등에서 볼 수도 있다. 트위터와도 연동된다.

증강현실 서비스는 위치나 상품 검색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스웨덴의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TAT는 카메라로 누군가의 얼굴을 비추면 그 사람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이 화면에 뜨는 '리코그니저(Recognizer)'를 개발 중이다.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카메라에 포착된 사람의 얼굴과 일치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프로필 사진을 찾은 뒤 해당 계정 정보를 띄우는 방식이다. TAT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초기 버전을 공개했다. 조만간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출시한다.

◆악기 연주에서 작곡까지악기 연주 애플리케이션들도 인기다. 프로 연주자 못지 않은 소리를 낼 수 있어 음악 애호가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섬잼(Thumbjam)은 아이폰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기타 바이올린 드럼 플루트 등 30여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드럼 등의 악기는 기본 연주 패턴을 지원,초급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 연주한 음원은 음원 편집 기능을 이용해 다양한 효과음을 입힐 수 있다. 일종의 다기능 신시사이저인 셈이다. 유명 메탈 밴드 '드림 시어터'의 키보디스트 조던 루디스가 극찬했을 정도로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코와 입으로 흥얼거리는 멜로디를 근사한 음악으로 바꿔주는 '보이스밴드(Voice band)'라는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음악과 연결시켰다. 마이크에 대고 흥얼거리는 소리로 멜로디를 입력하면 기타 베이스 색소폰 드럼 등의 연주음으로 바뀐다.

마이크를 통한 음성 인식 기능은 음악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최근 나온 '부엉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은 잠잘 때 코고는 소리를 분석해 잠을 얼마나 잤는지 분석해준다. 피로가 쌓이면 수면할 때 코고는 빈도나 세기가 커진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 제품인 셈이다. ◆'女心'을 붙잡아라

여성들을 겨냥한 생활형 애플리케이션들도 많다.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 있는 '클로젯(Closet)'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은 말 그대로 '모바일 옷장'이다. 패션을 중시하는 멋쟁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애플리케이션이다. 이용자가 소유한 의류 액세서리 신발 등을 사진으로 찍어 저장한 뒤 이들 아이템을 조합해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날 입고 나간 패션을 캘린더에 기록해 언제 어떤 옷을 입었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도 있다. 임의로 아이템들을 조합한 코디를 저장해둘 수도 있다. 미리 코디를 맞춰 놓았다가 외출하기 전에 그대로 입고 나갈 수 있어 여성들에게 유용하다.

미국 의류 브랜드 '갭(GAP)'은 자사 제품으로 가상의 패션을 연출할 수 있는 '갭 스타일 믹서'를 내놓기도 했다. 갭 제품으로 구성한 가상 패션을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평가받을 수도 있다. 미국 네일 브랜드 OPI도 다양한 색상의 자사 매니큐어를 칠해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최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20여개 쇼핑몰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포켓스타일(Pocketstyle)'이라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