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재미 못본 헤지펀드

시장 전망 빗나가
유로화 약세 기회 못 살려
세계 각국의 경제위기를 기회 삼아 고수익을 누리던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올해 그리스 재정적자 위기에선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금리와 국채,외환 등 거시경제 전망에 따라 투자하는 매크로 헤지펀드가 올 들어 마이너스 성적의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소재 헤지펀드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매크로 헤지펀드들은 올해 글로벌 경제가 위기를 벗어나 균형을 다시 찾아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적잖은 손해를 봤다. 대다수 헤지펀드들은 그리스 위기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유로화와 파운드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지 못해 손실을 봤다는 분석이다. 반면 '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등 일부 펀드는 유로화 약세에 베팅해 투자에는 성공했으나 대신 그리스 위기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당초 상당한 수익이 기대됐던 주요 매크로 헤지펀드들은 올 1분기 -1.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럽 최대 매크로 펀드인 브레번하워드의 180억달러 규모 주력 펀드는 수익률이 0.53% 하락했고,미국의 대표적 매크로 펀드인 튜더BVI글로벌 펀드도 -0.55%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신흥시장에서도 매크로 펀드들은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뒀다. 스타 펀드매니저 그레고리 코피가 운영하는 무어캐피털의 이머징마켓 펀드는 -5.88%로 명성에 먹칠을 했다. 이 펀드는 연평균 수익률이 13%에 육박하던 우량 펀드였다. 일반적으로 매크로 펀드들은 각국의 금리와 통화가치가 적정한 수준에 있지 못하다고 판단할 때 특정국에 투자를 집중해 수익을 올린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경제위기 때 큰 이득을 챙기는 구조로 알려져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