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세ㆍ재산세ㆍ환경세…중국은 세금 신설 중

고성장 후유증 해소 목적
중국이 사회보장세 재산세 환경세 등 각종 세금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빈부격차 확대,부동산 과열,환경오염 등 고성장의 후유증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4일 '21세기경제보도' 등에 따르면 셰쉬런 재정부 부장(장관)은 공산당이 발행하는 잡지 '구시(求是)'에 실은 '흔들림 없는 세제개혁'이란 기고문에서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해 사회보장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고위 관료가 사회보장세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사회보장세 도입은 양로 · 의료 · 실업과 관련한 사회보장기금 조성을 위해 국가와 기업,근로자가 분담하고 있는 사회보험료를 '세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리웨이광 톈진재경대 교수는 "지금의 사회보험료 징수 방식으로는 전 국민을 커버하기 힘들어 소득 격차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사회보장세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관영 라디오방송인 광보망도 이날 세법 전문가 류헝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보장세 부과에 따른 세 부담 증가 걱정은 과도한 우려"라며 "오히려 징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평등부유론'을 주창하며 소득분배 개혁을 강조할 만큼 빈부격차를 줄이는 데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은 지니계수가 지난해 0.47로 불균형한 소득분배로 사회적 불안을 초래한다는 0.4를 넘어섰다. 그러나 CCTV는 70% 이상이 세 부담 증가를 이유로 사회보장세 부과에 반대한다고 전하는 등 저항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앞서 렁훙즈 국토자원부 토지이용관리국 부국장은 "재산세를 서둘러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선 부동산과 관련해 취득세와 양도세는 있지만 보유세 개념의 재산세는 없다. 재산세 논의는 이미 6년 동안 진행돼왔지만 부동산 과열이 진정되지 않으면서 도입론이 다시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하지만 "재산세 도입이 중국 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에 맞지 않는다"(바수쑹 국무원발전연구중심 금융연구소 부소장)는 반대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초에는 판웨 환경보호부 부부장(차관)이 재정부 및 국가세무총국과 함께 환경오염 억제를 위한 환경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2006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 될 정도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 내년부터 시행할 12차 5개년계획에 탄소가스 배출 감축 을 위한 각종 조치가 담길 예정인데 여기에 환경세 부과가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