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정부 장관-한은 총재 회동, 새 협력관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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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어제 양측의 주요 간부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첫 조찬 간담회를 갖고 향후 경제정책 수립과정에서 긴밀한 공조를 다짐했다. 김 총재가 지난 1일 취임한 데 따른 상견례 성격이 강하지만 태생적으로 긴장 관계일 수밖에 없는 경제정책 수장과 중앙은행 총재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첫 만남인 만큼 예민한 현안인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포함한 출구전략이나 환율정책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 내수 수출 생산 등이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데 서로 공감대(共感帶)를 형성하고 정보공유와 정책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사실 재정부는 기본적으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한은은 물가안정을 주요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경제운용 및 통화정책의 방향을 놓고 갈등을 빚을 소지가 크다. 게다가 중앙은행 독립이라는 민감한 이슈로 번지면 조직간 다툼으로 비화하기 십상이다. 지난해 말에도 금융회사에 대한 한은의 단독조사권 문제를 둘러싸고 한은과 재정부 · 금융위원회가 힘겨루기를 벌인 바 있다. 윤 장관과 김 총재의 회동에서 정책 공조가 강조됐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두 수장은 90년대 중반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래리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이 어떻게 경제정책을 조율(調律)했는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세 사람은 당시 매주 비밀 조찬 모임을 갖고 미국경제와 세계경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루빈이나 그린스펀의 사무실에서 오전 8시30분이면 어김없이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전략을 짰다. 그린스펀은 "우리는 비록 반대 진영에 몸담고 있지만 같은 목적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재정부와 한은 수장의 만남이 일과성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새로운 소통과 협력관계 정립의 계기가 되어야 할 이유다. 여전히 불확실성에 노출된 우리 경제의 회복기조를 굳히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호흡을 맞춰 정책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첫 만남인 만큼 예민한 현안인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포함한 출구전략이나 환율정책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 내수 수출 생산 등이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데 서로 공감대(共感帶)를 형성하고 정보공유와 정책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사실 재정부는 기본적으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한은은 물가안정을 주요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경제운용 및 통화정책의 방향을 놓고 갈등을 빚을 소지가 크다. 게다가 중앙은행 독립이라는 민감한 이슈로 번지면 조직간 다툼으로 비화하기 십상이다. 지난해 말에도 금융회사에 대한 한은의 단독조사권 문제를 둘러싸고 한은과 재정부 · 금융위원회가 힘겨루기를 벌인 바 있다. 윤 장관과 김 총재의 회동에서 정책 공조가 강조됐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두 수장은 90년대 중반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래리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이 어떻게 경제정책을 조율(調律)했는지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세 사람은 당시 매주 비밀 조찬 모임을 갖고 미국경제와 세계경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루빈이나 그린스펀의 사무실에서 오전 8시30분이면 어김없이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전략을 짰다. 그린스펀은 "우리는 비록 반대 진영에 몸담고 있지만 같은 목적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재정부와 한은 수장의 만남이 일과성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새로운 소통과 협력관계 정립의 계기가 되어야 할 이유다. 여전히 불확실성에 노출된 우리 경제의 회복기조를 굳히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호흡을 맞춰 정책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