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속화되는 세계車업계 합종연횡

세계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合從連橫)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일본 닛산과 프랑스 르노,독일 다임러는 상호 지분을 각각 3%씩 보유하고 엔진 및 친환경차 공동개발,부품 공통화를 추진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포괄적 제휴에 합의하고 오늘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3개사 연합의 출범은 세계 자동차업계의 판도 변화를 부채질할 게 분명하다. 이번 연합은 각사가 경영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이지만 기술 공유 및 개발비 절감 등을 통해 경쟁력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특히 3개사의 총 자동차 생산대수가 764만대(지난해 기준)에 이르러 1위 폭스바겐(860만대), 2위 도요타(781만대)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에 해당하는 만큼 영향력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세계 자동차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세계 3위업체였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말 9위업체인 스즈키를 인수하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고, 중국 지리자동차는 최근 스웨덴의 명품 브랜드 볼보를 사들였다. 또 도요타는 GM과의 합작법인을 폐쇄하는 등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만큼 변화의 회오리가 거세다.

산업 지도 또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379만대의 자동차를 만들어 일본을 제치고 1위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생산증가율이 무려 48%에 달해 생산량이 31%나 줄며 정상의 자리를 내준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생산량이 감소(8%)하며 겨우 5위 자리를 지켰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독자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현대 · 기아차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IT업체들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자동차의 전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일리 있는 전략임에 분명하지만 공동전선을 펴는 경쟁업체들에 맞서기 위해선 한층 더 긴장감을 갖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도요타 리콜 사태를 거울 삼아 해외협력업체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선진적 노사문화 정착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 또한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개발 등을 위한 업계 노력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