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IT·車·금융 편식'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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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 실적에 해외경쟁사보다 PER 낮아외국인의 강력한 매수세가 정보기술(IT) 자동차 은행 등 3개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편식'은 빅3 업종의 실적 개선이 돋보이는 데다 해외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 주가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IT와 자동차는 1700선 이상에서도 주도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평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액(5조3611억원)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이 1조9798억원으로 36.9%를 차지했다. 자동차 조선 등이 포함된 운수장비가 12.2%(6567억원),은행 증권 등 금융업이 6.7%(3600억원)로 뒤를 이었다. '빅3' 업종 비중을 합치면 55.8%로,외국인 전체 순매수액의 절반을 넘는다.
종목별로도 삼성전자(8264억원) LG전자(3765억원) 현대차(3109억원) 신한지주(2334억원) 기아차(2263억원) 등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특정 업종의 대표 종목들에 집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은 월간으로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7월에도 '빅3' 업종에 순매수액의 69%를 쏟아부었다. 외국인들이 IT 자동차 은행 등을 편식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가격 매력을 꼽고 있다. 해외 경쟁업체들에 뒤지지 않는 실적을 내면서도 주가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향후 1년 예상실적 기준으로 현대차의 PER는 9.6배인 데 비해 다임러는 17.3배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8.3배)와 모토로라(23.9배),LG화학(11.2배)과 듀폰(15.4배),신한지주(9.7배)와 JP모건체이스(12.6배) 등도 격차가 상당하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업종별 PER를 선진 증시 평균과 비교하면 철강 건설 인터넷 등은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TV 등 전기전자 내구재와 자동차 등은 격차가 크다"며 "IT 자동차 중심의 외국인 매수세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