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삼성카드 2위자리 '氣싸움'

현대, 지난해 시장점유율 추월
삼성은 순익 3배 많아 '팽팽'
현대카드와 삼성카드가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대가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을 제치고 취급액 기준으로 업계 2위에 올라섰지만 삼성은 같은 기간 현대보다 3배 많은 순이익을 냈다며 맞서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51조2899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해 삼성카드(50조3346억원)를 넘어섰다. 취급액에는 개인과 법인의 신용결제,현금서비스,카드론 등이 포함된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는 현대카드가 10.9%로 신한카드(20.6%) KB카드(15.3%)에 이어 세 번째다. KB카드가 독립법인이 아니라 국민은행 내 사업부문임을 감안하면 전업계 카드사 중에서는 2위를 기록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10.7%였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삼성카드를 추월한 것은 정부의 신차 구매 세제 혜택으로 모회사인 현대 · 기아차 판매가 급증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카드는 지난해도 2분기 개인 신용결제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을 근거로 TV 광고에서 '어느새 2위'라는 문구를 사용,삼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60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현대카드(2128억원)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이익을 냈다. 삼성카드는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영업부문에서 강점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의 차량 구매대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대금의 1%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오토캐시백 서비스를 놓고 감정싸움이 벌어졌다. 현대카드가 이 서비스가 법위반에 해당한다며 금융당국에 이의를 제기하자 삼성은 위법 논란을 피할 수 있도록 체크카드를 통한 '스마트 오토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맞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치열한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전업계 카드사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반면 은행계 카드사의 점유율은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