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율 변동폭 확대후 절상"

정부싱크탱크 위안화 시나리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달러에 고정시켜온 환율정책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FT는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의 바수쑹 금융연구소 부소장이 전날 외교부가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하루 상하 0.5%인)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한 뒤 점진적인 절상을 용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이 조만간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상하 1%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바 부소장은 "환율정책의 변화 시점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에 좌우될 것"이라면서도 "달러에 대해 사실상 고정환율제로 운용하는 지금의 환율정책은 특정 시점에 폐지될 임시적인 비상조치"라고 강조했다.

옌성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장도 "위안화 환율이 계속 변하지 않는 것을 우리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도 이날 사설을 통해 "당국자들이 위안화 절상이 수출업체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위안화 강세가 수입업체에 가져올 이익도 감안하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T는 미국 재무부가 최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환율보고서 발표 시점(15일)을 연기한 뒤로 미국과 중국 간에 화해적인 제스처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6일 "중국이 유연한 환율이 이득이 된다는 것을 알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위안화 절상 여부는 중국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그린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 그랜드 바겐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8259위안으로 0.0015%(위안화 가치 상승) 내렸다. 위안화 가치는 이로써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도 전날 위안화 가치가 3개월물의 경우 20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등 절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