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78세 할머니가 물절약 수도꼭지 발명…창조는 습관이죠"

'창조습관' 펴낸 이홍 광운대 교수

스스로 질문 만들면 아이디어 생겨나
사물도 깊이 관찰해야
"정보기술(IT)이 초고속으로 진화를 거듭하고,글로벌 우량기업도 여차하면 휘청하는 게 지금의 세상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전통적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한계에 봉착했어요.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의 벽을 넘으려면,삼성이 글로벌 리딩기업의 자리를 잃지 않으려면 방법은 딱 하나,'창조'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 뿐입니다. "

창조와 창의력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홍 광운대 교수(경영학 · 사진)가 《창조습관》(더숲)을 펴냈다. 이 교수는 책을 낸 이유에 대해 "변화와 위기의 시대를 넘어서려면 창의와 창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창조는 성격적 · 지적 특성일 뿐만 아니라 습관"이라며 "기존의 창조 관련서들이 창조를 보는 관점을 너무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창조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생각하는 습관입니다. 행동은 반복하면 습관으로 길러지기 때문에 창조적 습관 또한 충분히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창조의 대명사 스티브 잡스,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스팀청소기 사업가로 변신한 한경희씨,설거지 하는 며느리를 보면서 발로 조절하는 수도꼭지를 만들어낸 78세 할머니 등이 창조습관의 대표적 인물들이죠."

이 교수는 그래서 창조행위를 습관으로 만들 수 있는 5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창조에 쉽게 다가서는 습관,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습관,고착에서 빠져나오는 습관,영감(靈感)창고를 활용하는 습관,벼랑 끝에 서는 습관이다.

"2008년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서열 4위였던 '매크로 인도네시아'를 롯데마트가 인수했는데 인수 1년 만에 매출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상승했어요. 반면 1위 업체 까르푸의 매출은 4% 줄었죠.이유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찾아내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파리떼였다. 과일이나 생선 판매대에 파리떼가 몰려 다녀도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던 것.하지만 롯데마트는 인수 직후 '위생 개선 프로젝트'를 시작해 매장은 물론 매장에 연결된 창고까지 소독해 파리를 박멸했다.

고착,고정관념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이미지 해체 사례도 재미있다. LA의 한 은행에 5000달러를 빌리러 온 사람이 담보로 25만달러짜리 페라리를 맡겼다. 2주 후 차 주인이 원리금을 갚자 은행 직원이 "당신 같은 부자에게 5000달러가 없어 빌렸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차 주인은 "2주 동안 내 차를 안전하게 보관할 곳이 은행담보물 보관소보다 좋은 데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창조습관을 키우려면 호기심이 많아야 하는데 질문을 자주 하면 큰 도움이 돼요. 언제,왜,누가,어떻게 하고 스스로 질문을 만들다보면 아이디어가 생깁니다. 또 사물을 깊게 관찰하고 내것처럼 여기는 심리적 주인의식,스스로를 한계상황에 세우고 한계경험을 하는 것도 창조습관을 길러주지요. "창조력 없이는 더 이상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시시각각 변하는 미래에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도 시키는 대로 열심히,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갖고 창조하는 사람이다. 이 교수가 '창조습관'을 새삼 강조하는 이유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