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마녀의 '마술'…연중 최고치 또 경신

4월 옵션만기일인 8일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18포인트(0.42%) 오른 1733.78로 장을 마감,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코스피 지수는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에 따른 미국 증시 하락 등으로 인해 약세로 장을 출발했다. 장 초반 상승 반전을 시도했던 지수는 장중 하락 폭을 늘려 172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후반 프로그램 매수 규모 확대 등에 힘입어 지수는 상승 반전에 성공, 1730선을 뚫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20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간 외국인이 제조, 금융,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3249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은 2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과 투신은 각각 2898억원, 242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기관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장 마감 동시호가에서 1300억원 규모의 외국인 비차익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연중 최고치를 새로 쓴 것이다.장중 베이시스가 이론 베이시스를 넘어서며 콘탱고 경향이 강한 추이를 보였다. 프로그램은 차익 1075억원, 비차익 2620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3695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승장에서 맞이하는 부담없는 옵션만기일의 전형적인 형세를 나타냈다"며 "장중 프로그램 매매가 매수 우위를 보여 지수 하방경직성을 담보했고, 프로그램매매 사전공시를 통해서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 건설, 종이목재, 전기전자, 유통 등이 상승한 반면 증권, 섬유의복, 금융 등은 하락했다.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지난 6일 1분기 실적예상치를 발표한 삼성전자가 3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했고, 하이닉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IT(정보기술)주들이 반등에 성공했다.

골판지 관련 종목인 아세아제지, 동일제지, 태림포장 등이 수익개선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쌍용자동차는 해외 매각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금호석유는 그룹 관련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평가와 함께 상승,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남양건설과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 결정 등에 따른 건전성 우려로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대규모 해외 수주 기대를 바탕으로 건설주들이 상승했다. 현대건설이 2% 넘게 올랐고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한가 10개 종목을 비롯해 436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3개 등 356개 종목이 내렸다. 86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