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감정가…같은 棟인데 1억3000만원 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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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월드컵아이파크' 경매 논란단지 내 동일 크기 아파트 2채가 감정가에서 무려 1억3000만원 차이가 생겨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아파트들은 같은 법원 경매계에 나온 것이어서 경매 신뢰성도 도마에 올랐다.
8일 대법원에 따르면 오는 20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경매3계에 마포구 성산유원아파트를 재건축해 지어진 월드컵아이파크 104동 1802호 전용 59.7㎡(23평형)가 입찰된다. J감정평가사 사무소가 작년 9월 중순 매긴 감정평가액은 시세에 근접한 4억원이다. 이 물건은 소유주가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1억원가량의 중도금과 잔금을 갚지 못해 경매에 나왔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도 성산유원재건축조합으로부터 일부 공사비를 받지 못해 3억5863만원의 유치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19일 같은 경매계에서 낙찰된 104동 602호(전용 59.7㎡)는 감정평가액이 이보다 1억3000만원 낮은 2억7000만원이다. M감정평가사 합동사무소가 평가했다. 평가시점은 작년 10월 초로 104동 1802호보다 보름 앞섰을 뿐이다.
거래가 많아 시세가 쉽게 드러나는 탓에 아파트 감정평가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에 시세를 파악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감정평가사의 서툰 일처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한 감정평가 탓에 최저경매가가 낮아져 아파트 소유주와 채권자 등은 손해를 보게 됐다. 법원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서부지법 관계자는 "같은 경매계에 나온 물건의 감정평가액이 1억3000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다"면서도 "이해관계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법원이 이를 수정할 의무도 권한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