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진의 투자클리닉] 펀드 대량환매는 우량주 매수 기회

코스피지수가 1700선를 넘어서면서 국내 주식형 수익증권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3월 하루 평균 환매금액은 850억원가량에 불과했지만 4월에 들어서는 그 규모가 3500억원대로 증가했다.

국내 자금이 주식형 주식증권에서 이탈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빠져나가는 자금은 대부분 2007년에서 2008년 주식시장 호황기에 유입된 자금으로 짧게는 2년,길게는 3년 동안 원본 손실이 나있던 자금들이다. 따라서 오랜만에 찾아온 본전 기회에 손실 및 이익을 확정하고픈 투자자의 욕구가 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펀드를 해지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은 재테크 방법은 아니다. 마땅한 대체 투자자산이 없기 때문이다. 채권수익률은 매우 낮은 상황이며 부동산 역시 가격 조정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주식의 경우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고 밸류에이션도 낮아 투자매력도가 높은 상태다.

최근 MMF 등 단기자금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단기부동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자금들은 주가 조정을 기다리면서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결국 주가지수 수준에 덜 민감해지고 수익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적립식 장기투자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만약 2007년 1700선대에서 거치식으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지금 본전이 되었겠지만 적립식 투자자의 경우 2007년 7월 주가 고점에서부터 투자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13.5%의 투자이익이 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 투자자라면 외국인 선호 대형 수출주로 종목을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국내 수익증권의 주식 비중은 매우 높고 현금 비중은 낮은 상황이어서 투자자의 환매요청 시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다. 환매요청에 직면한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보유할 종목과 버릴 종목을 선택해야만 하는데 이 경우 주변주는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우량주만 유지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의 핵심업종은 우리나라 수출경기의 호조를 반영하고 있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이며,이들 업종은 한국시장의 평균 밸류에이션에 비해 결코 비싼 종목들이 아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sj.oh@youfir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