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설비투자 늘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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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경제硏, 3600여 업체 조사올해 기업들의 설비투자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도 18만5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 증가 100조원 넘을 듯
반도체ㆍLCD 등 IT업종만 19조
산은경제연구소는 지난 2월 중순부터 한 달여간 36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101조4000억여원으로 지난해보다 2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11일 발표했다. 설비투자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산업은행이 연간 2회씩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4.8% 감소한 84조4000억원에 그쳤다. 기업 형태별로는 지난해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던 제조업이 올해 21.1%의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53조4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도 건설 · 유통업체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19.2% 많은 48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내에서는 정보기술(IT)산업의 투자규모가 전년보다 44.7% 늘어난 19조1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PC 등 제품 순환주기와 경기 회복 국면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300㎜ 웨이퍼와 LCD 8세대 라인,LED 장비의 투자가 확대될 것에 따른 것이다. 이밖에 조선 · 기계 · 철강산업은 부진하겠지만 자동차 · 석유화학이 호조세를 보여 올해 투자규모가 전년 대비 11.1% 늘어난 34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에서는 4대강 사업 등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건설을 비롯한 전기 · 가스 등 공공부문에서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투자가 지난해보다 22.7% 늘어난 50조4000억원을 기록,제조업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중소기업의 올해 투자는 3조원으로 지난해 수준 유지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측은 "자체 실증분석 자료에 따르면 설비투자가 1% 증가할 경우 고용은 0.4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101조원의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될 경우 전체 고용은 약 8.5%,18만5000명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기업 투자가 전 업종에 걸쳐 골고루 늘어나기 위해서는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고 대 ·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유도,중소기업의 설비투자를 진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