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한국판 '애플' 나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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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iPad)의 시판과 함께 애플사가 화제의 초점이 되고 있다. 애플의 가장 큰 특징은 혁신 기업이라는 점이다. 애플은 다른 회사 제품과 구별되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사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신기술을 한데 묶은 제품을 만들어왔다. 덕분에 경제난이 한창이던 지난 4분기에도 156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애플과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기 위해서는 '창의자본'의 설립이 필요하다.
발명자본이라고도 불리는 창의자본은 지식 집약적인 첨단 서비스업이다. 이 회사는 상품성 높은 특허를 사들이거나 기획단계에 있는 아이디어나 발명품을 미리 매입해서 기업에 판매하거나 이용권을 개방한다. 이를 통해 발명가와 과학 기술자들에게 연구비를 제공해 준다. 기업에는 특허권 침해 걱정없이 신기술이나 특허를 이용하게 해 준다. 이 과정에서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는 높은 수익을 누릴 수 있게 한다. 창의 자본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혁신을 주도할 고급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공계의 고급 인재난은 끊일 줄 모른다. 이공계 지원자의 숫자는 많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을 회피하거나 입학한 뒤 고시를 준비하면서 진로를 바꾸기도 한다. 이는 이공계의 미래가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력이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창의자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서 특허나 각종 신기술의 대가를 높여 보상을 기대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둘째,기술 수지 적자를 개선시켜 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1~2월 '특허권 등 사용료' 수지 적자액은 작년 동기 대비 80.1%가 급증한 9억7000만달러로서 1980년 이래 최대 적자다. (본지 4월 6일자) 이는 고급 원천 기술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 행사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창의 자본은 외국 기업들이 우리의 아이디어나 발명품을 유용하는 것을 막고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수출 상품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자체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서 수천억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창의 자본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첫째,다방면의 인재들을 모아야 한다. 특허문제를 다룰 변리사는 물론이고 소송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국내법은 물론 국제법에 능통한 변호사가 있어야 한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들일 수 있는 자본을 확보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금융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술평가 인력도 필요하다. 이들이 없다면 과거에 무분별한 투자로 도산한 벤처 캐피털들의 운명을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신규 업종이다보니 법제가 미비하다. 창의자본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미국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멈추지 않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과거 벤처 캐피털이나 사모펀드와 같이 경제발전에 윤활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판가들은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명목으로 한 특허 사냥꾼"이라며 비난한다. 이제까지 특허를 맘대로 도용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사용해왔던 대기업들은 창의 자본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기 위해 물밑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창의 자본의 설립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 업체들이 이 시장을 독식할 것이다. 미국계 회사인 인텔렉추얼 벤처스는 이미 지사까지 차려 놓고 우리의 기술과 특허를 사들이고 있다. 아직도 일본의 10% 수준에 불과한 기술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정부나 개별 기업 이외의 혁신 동력이 필요하다. 창의 자본을 통해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세계적인 애플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윤계섭 < 서울대 교수·경영학 >
발명자본이라고도 불리는 창의자본은 지식 집약적인 첨단 서비스업이다. 이 회사는 상품성 높은 특허를 사들이거나 기획단계에 있는 아이디어나 발명품을 미리 매입해서 기업에 판매하거나 이용권을 개방한다. 이를 통해 발명가와 과학 기술자들에게 연구비를 제공해 준다. 기업에는 특허권 침해 걱정없이 신기술이나 특허를 이용하게 해 준다. 이 과정에서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는 높은 수익을 누릴 수 있게 한다. 창의 자본으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혁신을 주도할 고급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공계의 고급 인재난은 끊일 줄 모른다. 이공계 지원자의 숫자는 많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을 회피하거나 입학한 뒤 고시를 준비하면서 진로를 바꾸기도 한다. 이는 이공계의 미래가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력이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창의자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서 특허나 각종 신기술의 대가를 높여 보상을 기대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둘째,기술 수지 적자를 개선시켜 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1~2월 '특허권 등 사용료' 수지 적자액은 작년 동기 대비 80.1%가 급증한 9억7000만달러로서 1980년 이래 최대 적자다. (본지 4월 6일자) 이는 고급 원천 기술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지식재산권 행사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창의 자본은 외국 기업들이 우리의 아이디어나 발명품을 유용하는 것을 막고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수출 상품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자체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서 수천억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창의 자본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첫째,다방면의 인재들을 모아야 한다. 특허문제를 다룰 변리사는 물론이고 소송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국내법은 물론 국제법에 능통한 변호사가 있어야 한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들일 수 있는 자본을 확보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금융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술평가 인력도 필요하다. 이들이 없다면 과거에 무분별한 투자로 도산한 벤처 캐피털들의 운명을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신규 업종이다보니 법제가 미비하다. 창의자본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미국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멈추지 않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과거 벤처 캐피털이나 사모펀드와 같이 경제발전에 윤활유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판가들은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명목으로 한 특허 사냥꾼"이라며 비난한다. 이제까지 특허를 맘대로 도용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사용해왔던 대기업들은 창의 자본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기 위해 물밑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창의 자본의 설립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 업체들이 이 시장을 독식할 것이다. 미국계 회사인 인텔렉추얼 벤처스는 이미 지사까지 차려 놓고 우리의 기술과 특허를 사들이고 있다. 아직도 일본의 10% 수준에 불과한 기술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정부나 개별 기업 이외의 혁신 동력이 필요하다. 창의 자본을 통해 한국의 스티브 잡스가 세계적인 애플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윤계섭 < 서울대 교수·경영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