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뉴스] 고현정, 그녀를 '브라운관 스타'라고 쓰지 못하게 된 이유

앞으로 탤런트 등 TV에 등장하는 인기 연예인들의 이름앞에 '수식어'로 붙였다가 자칫 대망신을 자초할 말이 등장했습니다.

'브라운관의 스타' 고현정'이나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낸 고현정'같은 말입니다.왜냐고요?

세계 TV 시장에서 1세대로 불리는 '뚱보' 브라운관(CRT)을 채용한 TV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서 입니다.

브라운관 TV는 길어도 4~5년내 글로벌 시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입니다.따라서 현재 TV시장의 주류가 된 LCD TV에 등장한 연예인 스타를 일컬어 친근하게 사용해온 '브라운관 스타 고현정'이라고 쓴다면 웃기는 표현이 되겠지요.

전세계 시장에서 브라운관 TV가 사라지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가 하는 것은 최근 발표된 미국의 한 시장조사기관(디스플레이서치) 통계 자료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작년(2009년) 세계 TV 시장에서 브라운관 TV의 출하량은 5118만대로, 24.5%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이와 달리 최근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LCD(액정표시장치)TV는 1억4568만대가 출하되면서 브라운관 TV의 거의 3배(2.8배)에 달하는 68.6%의 점유율을 보였다는 거고요.

또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TV도 7%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브라운관 TV의 점유율은 불과 2년 전인 2007년에 1억722만대 출하(53.7%의 점유율)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전직하'(急轉直下)됐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더욱이 소득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에서 조차 힘을 잃으면서 브라운관 TV 비중은 내년엔 10%에도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는 게 이 조사기관의 예상입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브라운관의 생산이 완전히 중지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몇 개 모델의 브라운관 TV를 팔고 있지만 이는 해외 공장에서 조립해 국내로 들여온 겁니다.

이에 따라 1878년에 처음 발명(K.F. 브라운)돼 100년이 훨씬 넘는 기간 TV의 주인 역할을 해온 브라운관은 이제 쓸쓸한 퇴장만을 남긴 셈입니다.

사실 브라운관 TV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데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진 탓에 '선명도'나 '가격' 측면에서 따라올 디스플레이가 없다는 게 전자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뚱뚱하다 보니 차지하는 공간이 지나치게 크다는 취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브라운관 TV는 이를 의식해 한 때 '다이어트'를 통한 군살빼기 (홀쭉이 브라운관 TV)에도 나서 보았지만 LCD 등을 따라가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LCD 등이 선명도를 높이고 가격마저도 확 낮추니 '퇴로'마저도 막혀 버린 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신세로 전락한 거고요.

서민을 웃고 울게 만들던 브라운관 TV가 '기록'과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은 가슴 찡하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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