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후순위채 왜 안 줄이나 했더니

저축은행들이 인기가 시들해진 후순위채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오는 6월 결산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릴 다른 대안이 없어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저축은행은 12일부터 사흘간 300억원 한도로 후순위채 청약을 받는다. 발행 금리는 연 8.1%로 지난달 후순위채를 발행한 솔로몬,한국 저축은행과 같은 수준이다. 최소 청약금액은 500만원이며 100만원 단위로 청약할 수 있다. 만기는 5년3개월로 이자는 매달 지급한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과 동시에 150억원의 유상증자도 함께 실시할 예정"이라며 "유동천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에서 3분의 1가량인 5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2저축은행 역시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각각 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발행 금리는 연 7.9%로 만기는 5년3개월이다. 최소 청약금액은 500만원으로 100만원 단위로 청약 가능하다. 이자는 매월 말 지급된다.

W저축은행도 오는 19~21일 연 7.95%의 금리를 주는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총 발행 한도는 150억원이다. 만기는 5년3개월로 이자는 매달 지급된다. 최저 100만원부터 100만원 단위로 청약할 수 있다. W저축은행 측은 본 청약에 앞서 현재 사전예약 신청을 받고 있다. 이 밖에 토마토저축은행도 이달 중 후순위채를 발행키로 하고 발행 규모,금리 등을 금융 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들은 부실 증가로 BIS비율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라고 권고했지만 대주주의 자금여력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다소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이며 원리금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보완자본(Tier2)으로 인정받아 BIS 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