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목마른 中企…해외서 모셔온다

중진공ㆍKOTRA서도 지원
광학기기 제조업체 동우옵트론의 김영준 사장은 2008년 분광기 국산화를 시도하다 난관에 봉착했다.

기술 개발을 맡을 전문가를 구할 수 없었던 것. 국내에는 전공자도 희귀하고 외국 전문가들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해외 인력으로 눈을 돌린 김사장은 '콘택트 코리아'를 소개받았다. '콘택트 코리아'는 KOTRA가 국내 중소기업에 해외인력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 동우옵트론은 이를 통해 석달만에 캐나다 교포로 전자공학박사 출신인 오기동씨(53)를 영입했다. 영입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동우옵트론은 오씨의 도움으로 세계적 수준의 분광기를 개발하는데 성공,미국·유럽산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고급 분광기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해외에서 박사급 우수인력을 영입하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대기업 선호 풍조가 심한 국내에서는 마땅한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아 해외선진기술을 도입하는 경로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대구에 위치한 피팅제조업체 세광하이테크. 이 회사는 작년 초 일본인 나카미조 준이치씨(61)를 영입했다. 나카미조씨는 일본 공작기계 업체 '야마자키 마작' 출신. 거래 과정에서 야마자키 마작을 드나들던 이정상 세광하이테크사장은 나카미조씨를 눈여겨 보던중 그의 은퇴 소식을 듣자마자 고문으로 영입했다. 나카미조씨 영입으로 세광하이테크는 자체품질검사장비를 개발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올 상반기 일본 농기구업체인 구보다에 50만달러 상당의 공급 계약도 따냈다.

해외인재 영입으로 얻는 부수효과도 크다. 국내 인력과는 다른 마인드로 회사 분위기 쇄신도 가능하다는게 채용기업들의 공통된 평가다. 정일현 동우옵트론부장은 "국내 인력은 신기술 개발도전을 주저하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해외에서 데려온 오기동씨는 열정을 갖고 도전한다"며 "긍정적인 자세가 가장 큰 이점"이라고흡족해했다.

허진원 KOTRA 차장은 "해외 인재를 뽑으려는 중소기업들의 문의가 많다"며 "KOTRA에서는 콘택트 코리아를통해 인재 검색, 인터뷰, 비자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해준다"고 말했다.

남윤선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