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률 상향조정에 가려진 복병 경계해야

한국은행이 어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5.2%로 높였다. 작년 0.2% 성장에 따른 반등효과를 감안하더라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망대로라면 우리 경제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된다는 얘기다.

성장률 외의 다른 지표(指標)도 낙관적이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당초 예상했던 17만명에서 24만명으로 늘어나고 민간부문 성장기여도가 작년 마이너스 1.3%포인트에서 4.9%포인트로 높아질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세계경제성장률과 교역신장률이 높아지는 등 대외환경이 개선되고 대내적으론 민간소비(4%)와 설비투자(13.4%)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게 성장 전망치를 높이는 근거로 제시됐다. 한은 발표만 놓고 보면 우리 경제는 흠잡을데 없는 경제회복의 바람직한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제운용의 출구전략,특히 그 핵심인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앞으로 가열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금리정책은 선제적이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출구전략은 보다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성장 전망치가 4.6%에서 5.2%로 올라갔지만 경제회복 추세의 측면에서 숫자상의 차이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한은 또한 출구전략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간 성장률이 높아졌지만 하반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 전망치가 당초 1.1%에서 1.0%로 낮아져 성장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급등과 원화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세 또한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소지가 있다. 취업자가 늘어난다지만 10%로 치솟은 청년실업률을 감안하면 고용 부진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물가상승률도 당초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은 2.6%로 전망됐고 부동산경기도 부진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당장 시장 전반에 충격파를 미칠 금리인상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지금은 출구전략의 시행을 말하기보다는 경기회복 기조를 더 탄탄하게 만드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