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메디컬 코리아' 대기업ㆍ대형병원이 앞장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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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ㆍ피부과 일색이던 의료관광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등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의료관광객 유치사업에 대기업과 대형병원이 뛰어들면서 의료산업화의 기반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대형병원 진출로 내실 강화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범현대가가 의료관광 알선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 한라그룹의 창업투자 계열사인 한라I&C(대표 장충구)가 70%의 지분을 투자하고 현대백화점 현대해상화재보험이 가세해 2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현대메디스(대표 신중일)가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의료관광업체로는 가장 많은 17명의 직원이 마케팅 · 상품기획 · 상품운영 · 교육컨설팅 · 기획지원 · 정보기술 등을 체계적으로 분담하고 있다. 무엇보다 범 현대가의 해외 네트워크와 서울아산병원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드림투어 등의 의료 · 보험 · 여행 인프라를 십분 활용할 수 있고 실행계획도 구체적인 게 강점이다. 현재 20여개 해외 알선 에이전시와 협력계약을 맺었다. 외국계보험사 및 해외의료단체와 접촉하면서 해당국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중증 환자를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메디스는 서울아산병원,연세대 세브란스병원,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세종병원 등 26개 병원과 제휴해 해외환자 유치알선에 나서고 있다. 설립 후 현재까지 국내로 유치한 환자는 30여명에 불과하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고 있어 올해 목표인 유치환자 276명과 24억여원의 매출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료원은 지난 7일 국내 의료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중동의 관문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심장병 당뇨병 등 내과질환을 주로 진료하는 메디컬센터를 오픈했다. 두바이 국제공항과 신구시가지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두바이헬스케어시티(DHCC) 내에 연면적 1106㎡ 규모로 마련된 이 센터는 6개의 진료실과 내시경실 심장초음파검사실 등을 갖췄다. 삼성서울병원에서 파견된 2명의 내과의사와 현지에서 초빙한 아랍계 저명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고 필요하면 국내로 불러 중증 질환을 치료할 계획이다. 이종철 삼성의료원장은 "최근 두바이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등 경제위기에 처해있긴 하지만 외국인 거주자가 80%를 차지하고 의료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등 중동 경제요충지로의 매력이 여전하다"며 "세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국왕이 자국 내 의료인프라 구축에 협조를 요청할 정도로 삼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DHCC에는 미국 하버드의대두바이센터(HMSDC)와 독일계 정형외과 전문병원 등 6개 외국병원이 들어서 환자 진료 및 의료진 양성에 나서고 있고 내년까지 의료 · 연구시설,제약회사,휴양 · 리조트단지 등이 입주를 마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도 UAE 아부다비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병원 성명훈 강남센터원장은 작년 상 · 하반기와 지난 3월에 걸쳐 세 차례나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다녀왔다. 아부다비는 경제수준에 비해 의료시설이 열악해 급증하는 당뇨병 및 심장병과 안과 · 신장 합병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대형 심장 전문병원인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아부다비에 조만간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에 당뇨병 및 안과 전문의 국제병원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며 "아부다비에는 범국가적 당뇨병 대응정책이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컨설팅을 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들병원도 2008년 8월 UAE 무바달라그룹과 아부다비에 척추 전문병원(20병상 예정)을 위탁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현재 병원 건축 공사 중이며 이르면 내년 연말에 개원할 예정이다.
현대메디스 관계자는 "국내 체류시 불편이 없게 통역과 휴대폰을 지급하는 서비스,아늑한 숙박과 식사 제공,치료과정에서 신속한 피드백,출국 후 사후관리 등 토털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별로 세분화된 유치전략을 구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업 초기의 투자비용을 감당할 자본력,의료관광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할 맨파워,의료는 물론 의료 외적인 인프라까지 3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우리들병원 이사장은 "좋은 시설과 서비스 품질도 중요하지만 특화된 의료기술과 적정한 가격이 의료산업의 중요한 경쟁력인데 이를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며 "사업초기 해외동포의 의료수요에 의존하려는 자세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